매일신문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인터뷰 "학생에 투자 늘려 전문대는 2류라는 편견 깬다"

올해 첫 시행하는 '국제대학' 해외 취업 가능하게 외국어 교육

"앞으로는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한 직업교육이 보편적인 교육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남이공대는 이런 흐름에 맞춰 직업교육기관으로서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해서 자신이 공부한 분야에 관해서 제대로 된 인재를 키워내겠습니다."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을 두고 영남이공대 구성원들은 "영남이공대가 지금의 위치에 있도록 만든 엔진"이라고 말한다. 2009년 취임해 현재의 영남이공대의 위상을 만든 데에는 이 총장의 저돌적인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전문대학 최고의 영예인 'WCC'(세계적 수준의 전문대) 선정을 필두로 ▷글로벌현장학습 2년 연속 전국 1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집계한 전문대학 해외 취업자 수 전국 4위 ▷고용노동부 선정 청년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청해진대학사업' 선정 등 올해에도 영남이공대가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데 있어 이 총장의 열정이 중심에 있었다.

이 총장은 "변화하지 않으면 차별성이 없고, 비교우위에서 멀어진다"며 "앞으로 사회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영남이공대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 올해가 총장 임기 마지막 해인데, 소회는?

▶8년 동안 총장으로 일하면서 영남이공대의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했는데, 깨달은 게 있다면 졸업생의 가치가 올라가면 들어오는 입학생의 수준도 상승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학생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자평한다. 이를 통해 '전문대는 2류'라는 편견을 깨는 데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번에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보면서 앞으로 사회의 노동구조와 직업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남이공대 또한 이런 변화에 발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영남이공대가 사회의 변화에 잘 대처하면서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어놓고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RC), 국제대학(International College'IC) 전문대로서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데,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와 목표는?

▶RC는 전문대학 최초로 시도하는 기숙형 대학 시스템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주는 제도인데, 올해 처음 160명이 RC 전형으로 입학해 공부하고 있다. IC는 외국어 교육과 직업 교육을 연계해서 공부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으로,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 일본어, 동남아권 국가의 언어까지 모두 가르치려 노력하고 있다.

RC와 IC를 만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문대학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면 훌륭한 인재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현재의 학벌중심주의 사회에서 전문대학 학생들은 단지 고등학교 때 수능시험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뒤처진 존재', 또는 '2류 인재'라는 편견에 기를 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는 사회가 전문대학 학생들이 사회에서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없애버리는 것과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의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이들이 사회에 진출해서도 자신만의 기술과 실력으로 대접받도록 만드는 게 전문대학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RC를 통해 전공과 외국어 교육을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고, IC를 통해 해외 취업이 가능할 정도로 학생들의 외국어 실력을 올려놓는 게 목표다.

- 총장의 노력에 학생들의 반응은?

▶RC의 경우 올해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입학한 160명의 학생들에게서 '공부를 하겠다'는 학생들의 열의를 강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얼마 전 주말에 기숙형 대학 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에 갔을 때 집에 가지 않고 공부하는 학생을 만났다. 전주에서 왔다고 한 학생이었는데, 영남이공대에 지원한 이유를 물어보니 "여기서 내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더라. 기숙사에 일요일 밤부터 금요일까지 학교에서 밤을 새워 가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이 학생들이 뭔가 해낼 것 같아 기대된다.

또 외국어 관련 교육을 강화시킨 데 대한 성과를 최근에 느낀 적이 있다. 학교에 외국인 손님이 찾아왔을 때 우리 학교 홍보대사들이 영어로 안내하는 모습을 보고 손님들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IC가 더 활성화되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영남이공대 학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영남이공대 학생들의 외국어 실력은 전문대생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4년제 대학생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정부의 각종 대학 지원 사업에서 영남이공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 비결은?

▶ '변해야 산다'는 절박함과 그 절박감이 실제 유의미한 변화로 이어지는 중이다. 이런 변화의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본다. 올해만 해도 청해진대학사업 선정, 글로벌현장학습 선정 학생 수 1위 등 초반부터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 영남이공대가 시대에 맞춰가기 위해 시도한 변화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 앞으로 영남이공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문대학은 사회노동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생존할 수 있다. 특히 2017학년도에 신설될 카지노&서베일런스(Surveillance, 관제)과는 인천 영종도 등을 비롯해 늘어나는 카지노 업종의 인력수요에 맞추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처럼 영남이공대는 직업전문교육기관으로서 사회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적어도 영남이공대 학생들은 다른 전문대학 학생들보다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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