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업 6차 산업화의 본고장 경북] <7> 최봉학 고도리 와이너리 대표

영천 와인 융·복합산업지구 추진

영천시 고경면
영천시 고경면 '고도리 와이너리' 최봉학 대표가 직접 만든 복숭아 와인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민병곤 기자

포도로 최고 품질의 명품와인을 빚어 고도리 와이너리(와인 양조장)를 와인 메카로 만들고 싶습니다."

영천 고경면 고도리 '고도리 와이너리' 최봉학(56) 대표. 그는 포도와 복숭아 농사꾼이자 와인공장 사장이다. 포도밭과 복숭아밭이 각각 1만3천여㎡나 된다. 농사를 직접 지어 과일을 생산한 뒤 와인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와인투어를 통해 도시인들을 와이너리로 불러들인 뒤 포도따기, 와인만들기, 와인 시음, 각종 게임 등 다양한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최 대표의 와이너리는 영천시내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육군3사관학교의 남쪽 들녘을 지나 고도교를 건너면 바로 왼쪽에 나온다. 고도리라는 동네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고도리 와이너리'로 지었다.

고촌천변에 위치한 고도리 와이너리는 넓은 잔디밭에 체험장, 와인공장, 저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와이너리 내부에는 레스토랑처럼 아늑한 공간에 최 대표가 직접 만든 와인들을 진열했다. 와이너리 옆 강변 쪽에는 펜션 2동이 눈길을 끈다. 멀리서 온 손님들이 쉬었다가 갈 수 있도록 숙소를 제공한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많이 찾고 있으며 와인을 구입하기도 한다.

최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33년 전 영천으로 귀향했다. 당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사과밭을 포도밭으로 바꿔 농사를 시작했다.

그는 열정과 정성으로 와인을 빚는다. 포도 농사를 짓던 중 2008년 영천시 와인특성화반에서 교육을 받은 뒤 포도 가공이 농부의 바람직한 길이라고 확신했다. 2009년 직접 생산한 거봉과 머루포도(MBA)로 화이트 및 레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와 영천시의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머루포도로 아이스 와인을 제조했다. 거봉으로는 로제 와인을 만들었다. 2013년엔 복숭아 와인을 선보였다.

그는 각종 교육에 참여해 와인 제조와 관련한 기초실력을 탄탄히 쌓았다. 우선 영천시 와인학교의 초'중급 소믈리에(와인 관리사)반에서 교육을 받았다. 대경대 와인커피바리스타과 김옥미 교수의 개인강좌에서는 소믈리에 관련 지도를 받았다. 경북농민사관학교의 '포도 마이스터과정' 및 'SNS 활용 농수축산물 마케팅과정'도 수료했다.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지역 토착 와인의 명품화 기술 교육과정'도 수료했다. 미국 및 한국 소믈리에 자격증도 땄다.

그는 와인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술 품평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과일주 부문에 화이트 와인을 출품해 우수상을 받았다. 2015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와인 베스트셀렉션에서도 골드상을 받았다. 지난해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페스티벌 한국와인품평회에서도 가온누리상(금상)을 받았다. 올해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는 화이트 와인으로 대상 중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로 뽑혔다.

그는 "고도리 화이트 와인은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포도주로 배꽃향, 풀잎향, 식빵향, 복숭아향 등이 나는 감미로운 와인이다. 생선이나 닭고기요리와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각종 술 품평회 수상 소식에 고도리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최근 대구, 포항, 창원 등에서 부부나 친구끼리 고도리 와이너리를 찾아 최 대표와 와인 이야기를 나누고 제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술 품평회 수상은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최 대표는 연간 와인 1만5천 병을 생산해 경기도 광명동굴, 서울 인사동 전통주 갤러리숍, 대백프라자, 구미'경산 이마트 등에서 판매한다.

앞으로 경기도 부천시에 복숭아 와인을 연간 1천 병 정도 판매할 예정이다. 또 중국 저장성 이우시에 설치될 예정인 '경상북도 상품전시관'에 와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 대표는 "포도를 가공해 와인으로 만들 경우 생과일 판매 때보다 수입이 3배로 늘어난다"며 "와인체험까지 함께하면 농가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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