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찬욱 감독 "'아가씨'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영화"

'올드 데이즈' 관객과의 대화 참석차 전주영화제 방문

박찬욱 감독이 올해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아가씨'에 대해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박 감독은 29일 메가박스 전주에서 열린 '올드 데이즈' 시사회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했다.

박 감독은 영화 '아가씨'에 대해 묻는 한 중국인 여성 관객의 질문에 "레즈비언 이야기로, 한국의 주류 상업영화에서 이런 소재를 다룬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하고, 용감하다면 용감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친상간을 다룬 '올드보이'에 이어 논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다시 하게 된 셈"이라면서도 "제가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하며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김태리)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다.

이날 전주에서 첫선을 보인 '올드 데이즈'는 박 감독이 연출한 '올드보이'(2003)의 블루레이 수록을 위해 기획·제작된 다큐멘터리다.

'올드보이'의 연출, 연기, 촬영, 조명, 프로덕션 디자인 등 제작의 모든 과정을 훑으며 걸작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이력을 쌓은 제작자 한선희가 3시간30분 분량의 옛 올드보이 편집본을 가지고 드러나지 않았던 영화의 이면을 조명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박 감독은 "당시 스태프들을 오랜만에 다시 보니 재밌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내가 촬영 현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다른 스태프들과 마찬가지로) 속이 타들어갔다"면서 "그러나 감독이 동요하면 현장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동요하는 단원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묵묵히 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작자와 연출자 사이의 크고 작은 다툼에 대해 박 감독은 "하나의 원칙은 사적인 감정을 담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것만 지키면 다 된다"고 했다.

또 "젊은 감독이나 감독 지망생들이 제작자와의 관계에서 고집과 생떼를 부리면 된다고 생각할까 봐 조금은 걱정"이라면서 "결과가 좋으면 다행인데, 아니면 자기만 바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감독을 비롯해 '올드보이'의 제작자였던 임승용 용필름 대표, '올드 데이즈'의 한선희 감독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 감독은 스타 거장 감독답게 많은 팬을 몰고 다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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