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싶지 않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마주한 대구경북(TK) 정치권과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은 말이다.
박근혜정부를 탄생시켰다고 자부하는 TK는 이 정부의 성공을 바라왔지만 잇따라 불거지는 각종 의혹 한가운데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현실에 큰 상처를 입었다.
◆시민들 '충격'…"엄중 조사해야"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지만 최순실의 실체와 국정 농단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책임 추궁을 주문했다.
김찬수(47'대학교 직원) 씨는 "주위에서 대통령이 '소통 부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 뼈저리게 느낀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주위 전문가나 집행부, 비서진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검증되지도 않은 속칭 '강남 아줌마'와 소통하고 국정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이기준(42'의료계 종사자) 씨는 "세월호 사고나 메르스 확산 등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대처하는 태도나 방식이 긴밀하지 못하고 외부의 입김에 좌우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렇게 비선 실세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최순실의 실체와 국정 농단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책임 추궁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유진(33'회사원) 씨는 "회사에서 '최 대통령'이라는 얘기를 웃으면서 하곤 있지만, 다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했다는 소식에 우리도 행동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김봉석 전교조 대구지부 정책실장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무자격자에게 위임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할 자격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공직자가 아닌 한 개인이 국정을 농단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없는 흑역사로 남을 것이다"고 했다.
◆정치권 "쇄신 필요"…"민생문제 최선"
지역 정치권은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로 인해 지역 현안을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대구 달서병)은 "국정'인적쇄신이 필요하다. 아직도 더 밝혀야 할 것이 있다면 진솔하게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당은 민생문제를 잘 처리해야 한다. 당정이 생활정치에 관한 영역을 잘 처리해 정권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윤재옥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달서을)은 "우선 대통령 주변의 인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제기된 의혹들을 신속하게 정리해 국정동력을 회복해야 한다. 대구 의원들은 대구의 예산이나 숙원사업 지원하는 일을 흔들림없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백승주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구미갑)은 "안타깝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조속히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경북 의원들 모두가 같다"고 말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대구 수성을)은 "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의원들이 있다"면서 "진상을 그대로 밝히고, 사과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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