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국 최하위 경북 청렴도, 자정력 상실의 결과다

전국 17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경북도의 청렴도 평가가 지난해 17위에 이어 올해도 16위를 기록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16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드러난 성적표다. 2년 연속 전국 최하위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한 꼴이다. 공교롭게도 민선 도지사 3선 연임에 성공한 김관용 지사의 임기 첫해부터 잇따라 계속 낮은 청렴도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분석 결과, 경북도는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에 의한 평가인 외부청렴도는 10위, 전문가 등에 의한 정책고객평가는 5위로 나타났다. 반면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 내부청렴도에서는 17위로 전국 꼴찌였다. 외부 시각과 달리 조직 사정에 밝은 공직자 스스로 내린 평가인 만큼 경북 공직사회 내부의 청렴도는 형편없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겉과 달리 실제로 속은 곪았다는 해석과 다름없다.

경북도의 밑바닥 청렴도 평가와 내부청렴도 꼴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지난 2일 이뤄진 경북도 공무원의 예천 땅 투기 의혹 징계가 좋은 증거다. 징계 대상자 13명 중 정직 이상 중징계는 아예 없다. 감봉 3명, 견책 2명, 징계에도 들지 않는 '불문 경고' 8명으로 끝났다. 당초 외친 엄정 처리는 제 식구 감싸기와 솜방망이 징계로 마무리됐다. 공직의 사적 이익 추구와 같은 불법조차 이런 지경이니 스스로 내린 내부청렴도 17위는 마땅하다.

경북도의 청렴도는 2013년 15위, 2014년 6위로 널뛰기하다 연속 추락했다. 경북 공직사회의 청렴 인식이 뿌리내리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위 부정청탁방지법의 시행이 예고됐음에도 낮은 평가를 받았으니 경북 공직자의 청렴 의지가 얼마나 약하고 자정력(自淨力)을 잃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김 지사의 경북 도정에서 청렴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청렴은 지사의 의지와 실천에 달렸다. 감사라도 제대로 하고 분명한 징계만 이뤄져도 청렴은 이룰 수 있다. 현재 무늬뿐인 개방형 감사관 제도의 확실한 정착도 필요하다. 독립적 감사 기능이 보장되면 금상첨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