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감사 전할 사람들 목록 작성
#후회 남으면 전화·문자로 정성 표시
#가족·친구·배우자 위한 깜짝 이벤트
#버킷리스트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
연말 우편함에 연하장이며 달력들이 배달되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하루도 소중하지 않았던 날이 없는데 마지막 달력을 툭툭 털면 진한 아쉬움만 남는다. 어르신들에게 송년이나 한 해 결산은 젊은이들의 그것과 다르다. 살아온 날들만큼 되돌아봐야 할 일도 많고 쌓인 연륜만큼 한 해 한 해 세월이 무겁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송년 술자리 모임 문자, 전화가 휴대폰을 달구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술, 수다, 유흥으로 얼룩진 송년회가 후회스럽다면 올해 송년회는 다르게 맞아보면 어떨까. 조금 차분하고 정적(靜的)으로 말이다. 우선 체크리스트부터 만들어 지난 한 해를 반성해보자. 후회가 깊게 남는다면 그 대상(가족, 친구, 배우자)을 위해 깜짝 이벤트라도 한번 벌여보면 어떨까.
◆한 해 돌아보는 체크리스트 만들자
전직 공무원 원정수(70) 씨는 연말이면 거르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노트를 펴놓고 ▷신세 진 사람 ▷용서를 구할 사람 ▷감사 인사를 해야 할 사람을 일일이 적는다. 리스트가 완성되면 ▷문자'전화할 사람 ▷손편지로 마음을 전할 사람 ▷방문'선물을 보낼 사람을 정해 분류대로 마음과 정성을 표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지난 1년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는 것이다.
때를 놓친 후회를 정리한 '주자10회'(朱子十悔)처럼 올 한 해 마무리는 체크리스트부터 작성해보자.
먼저 연초에 다짐한 건강 계획들이 잘 지켜졌나 돌아보자. 복지관의 운동 프로그램에 출석은 잘했는지, 연초 결심한 금연'절주'건강식 다짐도 잘 지켜졌는지 체크해보자.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친구, 배우자, 가족들에게 미흡했던 점도 반성해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가족에게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돌아보자.
자기계발이나 취미활동에 얼마나 참여하고 결실을 이루었는지 꼭 점검해보자. 나이가 들어도 지적(知的) 호기심,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은 감소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었다고 세상일에 관심을 놓아버리면 '뒷방 노인'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복지관에 깔려 있는 많은 스포츠, 교양 프로그램에 얼마나 참여했으며 목표했던 과정을 달성했는지 체크해보자.
◆친구·가족 위해 깜짝 이벤트 준비를
한 해를 돌아보며 남았던 후회나 아쉬움은 반성과 함께 바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 집안의, 모임의 어른으로서 작은 이벤트를 마련한다면 정이 더욱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수십 년 해로한 배우자를 위해 옛 신혼여행지를 다녀오는 '허니문 어게인'도 권장할 만한 이벤트. 평생 함께한 가족이나 신세 진 친구를 위해 저녁 한 끼, 멋진 외식 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다. 반주 한잔 곁들이며 그간의 고마움을 표현하면 훈훈한 자리가 될 것이다.
자녀, 손자들과 영화 관람을 하는 것도 비용 대비 멋진 제안이 될 것이다. 일부러 이런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조손(祖孫) 3대가 영화를 보러 가기는 힘들 것이다.
지갑이 든든한 연금 수령자라면 가족 여행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 전직 교사 홍갑순(65) 씨는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베트남을 다녀왔다. 비용이 1천만원 넘게 들었지만 홍 씨 부부가 절반을 내놓으니 자녀들이 좋아라 따라나섰다고 한다. 홍 씨는 "우리가 여행만 제안했다면 아이들이 선뜻 따라나서기를 망설였을 것"이라며 "어른들이 먼저 지갑을 열어야 자녀들도 마음을 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년 설계도 꼼꼼히 세워요
한 해를 돌아보는 체크리스트가 있다면 새해를 위한 위시리스트(wish list)나 버킷리스트도 있다.
이제 곧 책상에 새 달력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연초 달력에 한 칸 한 칸 계획과 소망을 담아 건강한 노년, 격조 있는 노후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자. 존경받는 시니어로 거듭나기 위해.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