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화재 건물 내 남서쪽 통로서 발화 추정"

국과수 확인·발화지점 특정 못해…"입구서 전기합선 용단 발견, 노점상에선 불길 발견 못해"

서문시장 4지구 화재는 건물 내부에서 전기 합선으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16일 "화재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전기적 특이점을 발견했다. 24시간 전기가 들어오는 통로 입구 전등에서 전기 합선 용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용단은 과전류로 인해 전선의 일부가 녹아 끊어지는 현상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4지구 건물 내부 남서쪽 통로 입구 전등'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통해 4지구 내부에 있는 A상회와 B상회 사이에 있는 통로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까지 확인했다"며 "국과수 감정서에서 전기 합선을 언급했듯이 24시간 전기가 공급되는 통로등 전기 배선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과수는 화재의 발화 지점과 원인을 특정하지 않았다.

국과수는 이날 CCTV 영상, 연소 형상, 전기 배선 위치 등을 토대로 불이 4지구 건물 내부 남서쪽 통로 일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하지만 "심한 연소로 전등이나 전기 스위치 등의 구체적 위치를 파악할 수 없어 발화 지점을 특정하진 못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발화 원인과 관련, "발화 지점을 특정할 수 없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전기 합선을 일으켰을 경우가 포함될 수 있지만 남아 있는 현장에 대한 조사만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변 노점상에서 발화가 시작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국과수는 "CCTV 영상으로 노점상에서는 불을 발견하지 못했고, LP가스 누출과 폭발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노점상에서의 발화 가능성은 배제한다"고 결론 내렸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와 관련, 국과수는 "스프링클러의 여러 기계 장치와 지하 저수조 등을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감정 결과를 수사전담팀에 통보했다.

4지구 상인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1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엄청난 피해를 당했는데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답답하다. 여러 의혹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수사해달라"고 촉구하며 중부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수사전담팀은 비공개 CCTV 영상을 공개해 발화 지점과 원인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진한 부분은 국과수 감정서를 정밀 분석해 이를 토대로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과 향후 수사 사항에 대해 종합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