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0월 문경새재박물관 야외에서 10여 명 남짓한 문경 도예인들이 문경만의 독특한 전통 망댕이가마에서 구워낸 찻사발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한 조그마한 행사가 문경전통찻사발축제의 서막이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축제 중 41개를 국가지원 축제로 선정했다. 이 중 대표축제가 3곳, 최우수축제가 7곳, 우수축제가 10곳, 유망축제 21곳이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당당히 대표축제로 선정됐다. 선정된 이유는 항목별 평가 등 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결국 축제의 본질과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찻사발축제는 16년 전인 2001년 경상북도 우수축제로 선정이 되면서 문경도자기박물관으로 장소를 변경하게 된다. 이때는 문경새재에 태조왕건 사극촬영장이 들어선 이후여서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문경을 찾아오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2004년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용이해 지면서 축제의 외형적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비축제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축제 발전을 위해 2009년에 또다시 장소를 문경새재 내의 사극촬영장 안으로 옮기게 된다. 어찌 보면 모험적인 시도였으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른 축제장에서 전형적으로 사용되던 몽골식 텐트 형태를 탈피해 비록 촬영장이긴 하지만 전통적인 조선시대의 고가 안에 도자기 전시, 판매 부스가 만들어졌으며, 해외작가들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우수축제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 것이다. 축제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참여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2012년 문화부 최우수축제에 선정되면서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축제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했으며 2014년에는 축제사무국을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후 문경새재는 축제의 성장과 함께 한국인이 가보고 싶은 곳 1위에 등극 되었으며 급기야 2015년에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문경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이 어우러져 일찍부터 도자기 생산이 이루어졌고 현재에도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김정옥 선생, 경상북도 무형문화재인 천한봉 선생을 비롯한 명장 작가들과 전통을 이어나가는 젊은 작가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결과가 아닌가 한다.
지난 18년을 거쳐 온 찻사발축제는 외형적인 규모와 예산 등에서 30배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매년 5월이면 문경새재에서 개최되는 축제로도 각인이 되어 있음은 또한 분명하다. 결국 대표축제가 되기까지는 축제의 본질인 문경 도예인들의 수고가 가장 컸으며, 축제장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 준 자원봉사자와 모든 분야에 참여한 문경시민들의 희생정신이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축제의 진가를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찻사발이라는 어원의 정립과 문경전통도자기의 기록과 역사성에 대한 문제, 축제장의 효율적이고 축제다운 면모를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한 노력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 축제는 지역민들이 함께 만들고 참여한 사람들이 만족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2021년이면 중부내륙고속철도가 문경까지 연결된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만 한다. 2017년 열아홉 번째의 찻사발축제는 그 변화의 서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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