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줄곧 '국민 대통합' 행보에 주력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적 행보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있으나 귀국 일주일째 후한 점수는 받지 못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 진보와 보수 진영을 넘나들며 하루 수백㎞에 달하는 강행군을 펼친 덕분에 시선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지율이 귀국 이후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고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같은 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효과)도 미진하다는 분석 속에 철학의 모호성, 참신한 측근 인물의 부재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선택과 집중' 없이 모든 곳을 다 방문하려는 종횡무진 행보와 평생 외교관을 지내면서 형성된 모호한 화법으로는 보수층도, 진보층도 힘있게 끌어들이는 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생수 구입' '공항철도 발권기 2만원 투입' '위안부 합의 말 바꾸기' 등 논란거리를 잇달아 양산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지난 16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 입당과 돈 문제를 결부시킨 점은 '철학의 빈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는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부분부터 빡빡하다. 현재는 당이 없다 보니 다 내 사비로 모아놓은 돈을 쓰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어떤 정당이든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권도 거리 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민의당이 영입 문을 닫으면서 선택지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2곳만 남았다. '정치 교체'를 선언한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일단 낮아 보여 결국 반 전 총장이 갈 만한 곳은 바른정당 1곳뿐인 셈이다. 이미 정치권에서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빅텐트 논의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변화 있는 언행이 없다고 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국민의당과는 함께할 수 없을 정도로 멀어졌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반 전 총장이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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