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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공 수사를 가장 잘할 수 있는 기관은 국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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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대공(對共) 수사권을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정원은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을 폐지하되 대공 수사 기능은 국정원에 그대로 두는 쪽으로 국정원의 업무 조정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대공 수사 기능 폐지'를 강조해 이같이 수정했다고 한다. 폐지되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 기능은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 안보를 전담하는 기관을 신설해 이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정원에서 대공 수사 기능을 폐지하면 대공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것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국정원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대공 수사 자료와 노하우가 사장(死藏)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되는 기관 등 그 무엇이 됐든 다른 기관에 대공 수사를 맡기는 것은 국정원이 애써 축적한 경험을 폐기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서훈 국정원장 스스로 인정한 바다. 서 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공 수사를 가장 잘할 기관은 국정원"이라고 했다. 또 국내 정보 수집 업무 폐지와 관련해서도 "선거 개입, 민간인 사찰 같은 행위를 없애겠다는 것이지, 대공 수사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수와 진보,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지와 반대를 떠나 경청해야 할 발언이다.

물론 국정원이 과거에 불법적 정치 관여와 정보 수집, 대공 수사를 내세운 인권 침해 등 나쁜 짓을 많이 했다. 지난 18대 대선 때의 '국정원 댓글 사건'처럼 민주화 시대에 들어서도 정치 개입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그 방향이다.

국정원이 불법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과 대공 수사 기능을 폐지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국정원이 대공 수사 기능을 계속 갖되, 불법 활동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기관으로 대공 수사 기능을 옮겨도 불법 활동이란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그런 점에서 대공 수사 기능 폐지는 하나만 보고 둘은 보지 못하는 단견(短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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