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진의 과학으로 보는 동계올림픽] <6>알파인 스키의 과학

빠른 스피드 위해 발 전체 고정…헬멧·고글, 공기역학적 디자인

BC 3,000년 이전 북유럽과 아시아 산악지대의 수렵과 교통수단으로 시작된 스키는 이후 군사용으로 발전한 노르딕 스키와 1890년 2.4m의 스키 길이를 1.8m로 개량하고 알프스의 가파른 경사면을 활강하는 기술을 적용한 알파인 스키로 나눠졌다. 노르딕 스키는 뒤꿈치 부분이 떨어지게 돼 있지만 알파인 스키는 기술과 스피드를 위해 발 전체가 단단히 고정돼 있다.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에서 노르딕 스키인 크로스컨트리와 점프경기가 처음 열렸고, 알파인 경기는 1936년 제4회 독일 가르미쉬파르텐키르헨 동계올림픽부터 채택됐다.

이 가운데 알파인 스키는 크게 기록을 겨루는 활강과 기술을 겨루는 회전경기로 나누며, 세부적으로는 활강,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복합경기로 구분된다. 스키는 설면 위에서 원심력과 구심력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물리적으로 미끄러운 상황에서 누가 더 빨리 목표지점을 통과하는지 기량을 겨룬다. 정해진 코스를 보다 빠르게 활강하기 위해선 기문 통과 후 다음 동작을 위해 신체를 조정하는 균형 능력과 시각계의 반응 능력, 전신 지구력, 하체 지구력, 순발력 등이 요구된다. 턴의 개시와 눈의 저항, 스키의 휘어짐과 회전운동, 중심 위치, 하중의 조절 등도 중요한 요인이다.

중력, 제설 저항, 마찰 저항 및 공기 저항 등의 환경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과학적 접근이 요구된다. 자세와 관련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데, 슬로프 위에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다리를 많이 굽혀 무게중심을 낮추고, 상체를 숙여 무게중심이 몸 앞쪽으로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

속도 경기의 역학적 요인으로는 코스의 기하학적 모양, 눈과 스키 사이의 마찰력, 공기저항력, 선수의 체중이나 체격 등이 있다. 무거운 선수가 가벼운 선수보다 더 빨리 가속된다. 활강과 다르게 회전 경기에서는 스키 턴이 중요하다. 턴 동작에서 최대한 각을 줘 몸을 설면에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훌륭한 턴은 한발에 거의 모든 힘이 실려 한발로 타는 스키형태를 보이는 것인데, 설면에 몸을 붙일수록 커브 구간의 거리를 줄이고 깔끔한 턴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몸이 최대한 설면에 붙을수록 버티는 힘이 적게 필요하고 마찰력이 최소화돼 속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알파인 스키의 기본적인 장비는 헬멧, 고글, 폴, 부츠, 스키가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경기 기록 향상을 위해 보다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돼 있는데, 회전용 스키는 효율적인 기문 통과를 위해 방향 전환이 쉽도록 길이가 짧고, 활강용 스키는 속도를 극대화하도록 길고 넓게 디자인돼 있다. 회전용은 일반 폴과 같이 직선인 반면에 활강용 폴은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부러진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