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거액의 지연이자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인호(57) 변호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소송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판결에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성보기)은 대구 K2공군기지 소음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성공 보수 외에 지연이자 142억원을 임의로 챙기고 약정서를 변조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에서는 최 변호사가 소송을 의뢰한 주민 1만여 명과 '원금의 15%와 이자 전부를 성공 보수로 한다'는 약정을 체결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거액의 지연이자를 챙기기 위해 약정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 변호사가 맺은) 다른 사건 약정서를 보면 이번 사건 약정서에도 성공 보수에 이자가 전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약정서를 변조한 혐의 역시 "한 번 변조된 것을 원상회복시킨 것일 뿐"이라는 최 변호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 결과가 알려지자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양승대 K2전투기소음피해비상대책위원장은 "재판부가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당시에는 동네 미용실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주민들을 모아 주먹구구식으로 서명을 진행하다 보니 상당수 주민들이 지연이자의 존재를 몰랐다"면서 "주민 의견을 모아 판결 불복 서명운동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소송에 참여했던 북구 검단동 주민 엄모(55) 씨는 "판결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2심도 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최 변호사는 공군비행장 소송 수임료와 관련해 34억여원을 탈세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가 인맥을 동원해 수사정보를 빼내는 데 관여하거나 검찰 고위 인사 등에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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