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합니다."
21일(현지시각) 오후 8시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멕시코의 F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의 플라토프 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오자 한 러시아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두 번째 말할 때 한국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한 말은 다름 아닌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제서야 그녀가 입고 있던 티셔츠에도 한국말이 적혀 있는 것이 보였다. 파란색 티셔츠 앞면에 '저는 한국말을 할 줄 압니다'라는 글자가 또렷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바로 잡아줬다. "도움이 필요합니까?"라고 해야 한다고.
그녀의 이름은 안나. 19세 대학생인 안나는 이곳 공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하는 일은 한국어 안내. 그러나 한국어 실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대화 중 "아, 나 잘 모르겠어요"라는 말이 계속 튀어나왔다. 단답형의 간단한 정보나 안내를 받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듯했다.
한국어를 전공한 것치고는 한국말이 어둔해 '어디서 공부했느냐'고 물었더니 언니한테 배웠다고 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한국어 교사를 하고 있는 언니한테 배운 한국어로 공항에서 일하게 됐다는 것. 안나의 언니는 블라디보스토크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단다.
안나는 "자원봉사는 아니고 5개월 전부터 이곳 공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며 "한국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재밌게 일하고 있다. 월드컵을 맞아 이곳에서 한국 경기가 열리다 보니 한국어로 안내하는 일을 하는 파트타임 직원이 몇 명 더 있다"고 했다.
한편 멕시코와의 2차전이 열리는 이곳 로스토프나도누는 인구 110만명이 사는 러시아 남부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인구 규모로는 러시아 주요 도시 중 10번째 정도다. 돈 강이 가로지르고 있는 이곳의 원래 이름은 로스토프였지만 다른(야로슬라블) 주(州)에 있는 똑같은 이름의 지역과 구분하기 위해 '돈 강에 있다'는 의미의 '나도누'를 덧붙여 사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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