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온 지구를 뒤덮고 있다. 우리는 새롭게 출연한 이 바이러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치료제와 백신도 없는 만큼 미지의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완치자가 속속 나오면서 치료에 대한 희망도 생긴다. 특히 보조 치료제의 도움만으로 질병과 싸우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몸의 능력은 위대한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한다.
세계적 면역학자인 대니얼 M. 데이비스 교수는 신간 '뷰티풀 큐어'에서 면역계가 어떻게 인간 건강의 혁명을 이끌어 냈는지 보여준다. 왜 어떤 사람은 암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면역계가 암과 싸우는가? 백신은 어떻게 작용하며, 자가면역질환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노화 과정에서 감염에 대항하는 방어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은 면역계를 둘러싼 이같은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준다.
◆신종 바이러스 출현…면역력은 희망
현대 의학의 발전에 따라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가적 재앙이 되었던 메르스나 사스와 현재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전염성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출현하며 인류를 위협한다. 다행인 점은 건강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은 이 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몸에 내재된 치료제인 면역계는 그 어떤 약물보다 강력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면역계는 암 치료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면역치료는 암 치료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최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든 암세포를 박멸할 가능성이 있는 면역체계가 발견되었다. 아직 임상 실험이 진행되지 않은 초기 단계라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긴 이르나, 이 연구 결과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암을 예방하거나 이겨내는 최고의 비결"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긴 세월 동안의 끈질긴 연구를 통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여태껏 발명된 그 어떤 약보다 더 강력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천연 면역 방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약물과 면역요법이 개발되었고, 이를 통해 오늘날 인류는 암, 당뇨병, 관절염 등 수많은 노화 관련 질환과 싸우고 있다. 더불어 우리는 마음 챙김 같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활동이 신체의 회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1세기 과학사에 있어 최고의 발견은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병균에 대항할 면역력이 있고, 노력을 통해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반응이란 몇 가지 유형의 면역세포가 연루된 단순 회로가 아니라, 서로 맞물린 하위 체계들의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격자 체계다.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몸에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그에 맞서 싸우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제 면역체계는 훨씬 더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한다.

◆과학 통해 '진정한 내 모습' 찾아야
저자는 면역계에 대한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면역 과학 연구의 역사를 탐정물을 방불케 하는 모험과 발견의 극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바로 이 지점이 면역력과 관련된 수많은 책들과 이 책의 차별점이다. 과학 지식의 이면에는 과학적 발견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이 겪는 고군분투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면역체계에 대한 연구가 인류 건강의 역사에 왜 이토록 중요한 문제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면역계의 비밀을 풀어낸 퍼즐과 남아 있는 미스터리에 얽힌 사연, 그리고 희생된 생명과 구해낸 생명에 관한 아름다운 사례들이 가득 담겨있다. 건강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의학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는 몇가지 정밀한 측정으로 건강에 대해 예측할 수 있으며 감염과 암, 자가면역질환을 퇴치할 신약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과학이 인간의 몸을 완벽하게 만들려는 욕망을 실현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말한다. 우리는 과학을 통해 완벽한 몸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마지막 당부다. 375쪽. 1만8천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