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오전 10시쯤 농협은행 구미중앙금융센터. 한 중년 여성 고객이 아들과 함께 지점을 찾았다.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외에 돈을 보내야 해요. 외환계좌를 좀 만들어 주세요."
이 말을 들은 이혜성 계장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직감했다. 외환계좌 개설을 요청하는 상황 자체도 드물었고, 고객의 표정과 말투에서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는 즉시 고객에게 받은 문자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문자에는 링크가 있었고, 내용을 확인한 이 계장은 단번에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챘다. 사기범은 "해외에 묶인 돈을 돌려주기 위해 환전 수수료 2천만 원을 보내야 한다"고 속이며, 고객을 다시 송금하게 하려 했던 것이다.
곧바로 박은진 지점장도 대응에 나섰다. 두 직원은 고객과 아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반복적인 설명과 실제 사례를 통해 고객도 점차 마음을 열었다. 결국, 고객은 송금을 중단했고, 2천만 원의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농협의 대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좌 및 카드 비밀번호 변경, 휴대폰 초기화, 신분증 분실 신고 등 개인정보 유출에 대비한 사후조치도 철저히 안내했다. 단순한 피해 차단을 넘어, 추가 범죄를 원천 차단한 셈이다.
이혜성 계장은 "그 순간 머뭇거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었던 건, 평소 보이스피싱 사례를 꾸준히 교육받고 공유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박은진 지점장도 "고객의 돈은 우리가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끝까지 대응했다"며, "앞으로도 농협은 보이스피싱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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