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화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천611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뉴스들이 전해졌다. 그동안 '0%대' 성장을 기록하던 한국 경제로선 선방(善防)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수치이다. 하지만 혹시나 이런 식으로 통계를 해석한다면 우리 경제의 현재 실상을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산출하는 GDP는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이란 의미는 그렇게 하는 것이 상식이고 당연하다는 뜻이다.
IMF(국제통화기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GDP는 1조8천586억달러로 지난해 1조8천754억달러보다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기준으로 볼 때, 한국 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외환위기 당시와 비견될 만큼 1,470원대를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 폭등이 역성장(逆成長)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높은 환율 속에 저성장을 넘어, 아예 경제가 후퇴하는 상황은 '가진 자원 없이 오직 피땀 흘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서민과 중소기업들에게 최악(最惡)을 선물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9월 2.1%, 10월 2.4%에 이어 11월에도 2.4%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 상승률을 계속 이어 가는 참담하고 걱정스러운 모양새이다.
충격적인 것은 11월 경유 10.4%, 키위 12%, 망고 8.8%, 갈치 11.2%, 고등어 13.2%, 조기 18.2% 등에 이어 주식인 쌀이 18.6% 올랐고, 겨울철 가장 사랑받는 과일인 귤은 26.5%나 뛰었다. 밥 먹고 귤 하나 입에 까 넣는 것조차 무서울 지경이다. 소비쿠폰을 포함한 돈 뿌리기 확장 재정 속에 환율 폭등이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국민을 위한다면서 돈을 뿌릴수록 서민은 고물가(高物價)로 고통받는 좌파 정책의 저주(詛呪)에 빠지는 느낌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환율 폭등은 한국의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새해라고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는 말이다. 한국의 경제·사회·외교·안보 정책이 통째로 바뀌지 않는 한 최악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제 겨우 악마(惡魔)의 얼굴이 살짝 비치는 지옥문이 열렸을 뿐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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