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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전망-엄재진] 공무원 조직 흔들고 있는 '공천 과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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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진 북부지역취재본부장

엄재진 북부지역취재본부장
엄재진 북부지역취재본부장

공무원 조직 흔들고 있는 '공천 과열 경쟁'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 성향이 뚜렷한 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만큼 본선보다 국힘 공천 경쟁이 치열하고, 출마자들의 시선은 유권자보다 당원 명부로 쏠리고 있다.

문제는 과정이다. 국민의힘 경선이 당원 비중이 높은 구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경선 준비가 아니라 당원 동원 경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치 참여 확대라는 긍정적 해석도 가능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마냥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특히, 논란의 불씨가 공무원으로 옮겨붙으면서 그 순수성은 사라졌다. 현직 단체장의 영향력이 강한 일부 지역에서 공무원들이 당원 가입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지난 9일 안동시선거관리위원회는 특정 정당의 입당 원서를 수집·전달해 당원 모집에 가담한 혐의로 안동시청 소속 간부 공무원 2명을 경북경찰청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이 공무원이 누군가의 부탁(?)으로, 자신의 영향력 내에 있는 단체장에게 특정 정당 당원 가입을 권유해 입당 원서를 받아 누군가에게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동 지역사회와 안동시청 공직 내부에서는 그 '누군가'가 누구일까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고발된 공무원뿐만 아니라 안동시청 대부분의 간부 공무원이 그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아 비슷한 행위를 했을 것이라는 소문도 날개 달린 듯 퍼져 나가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과 법률이 엄격히 요구하는 원칙이다. 정당 가입 자체는 개인의 자유 영역이지만, 직무와 연계되거나 조직적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지역 여론도 싸늘하다. "공무원이 줄서기 정치에 나섰다"는 비판과 함께 "결국 피해는 행정 신뢰와 주민 몫"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구경북은 이미 '공천만 받으면 끝'이라는 인식으로 정치적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당원 가입 논란과 공무원 정치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면, 지역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당원 가입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것은 민주주의의 건강한 신호다. 그러나 공천을 앞두고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작동하는 구조, 행정 조직까지 휘말린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는 분명 경계선 너머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공천을 둘러싼 과열 경쟁이 공무원 조직까지 흔들고, 과거 판례가 경고해 온 금지선을 넘나든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국민의힘은 물론 선관위와 사정 당국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넘겨온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공천 경쟁의 과열이 지역 민주주의를 잠식하지 않도록, 지금이야말로 원칙을 다시 세울 때다.

이미 법과 판례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남은 것은 이를 지킬 의지다. 선관위나 경찰 등은 이처럼 공천 경쟁의 열기가 법의 경계를 흐리게 내버려둬서는 결코 안 된다.

안동시공무원노조 게시판에는 '불의에 분노하지 않으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보고도 분노할 줄 모르면, 악한 놈에게 지배당합니다'. 가슴 서늘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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