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용 해외직구 물품은 같은 날 세관에 들어왔더라도 구매일이 다르면 150달러까지 관세와 부가세를 전액 면제받는다. 관세청이 2022년 11월 수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에서 '입항일이 같은 2건 이상' 합산과세 규정을 삭제한 뒤 적용해 온 기준이다. 면세와 과세의 갈림길은 물건이 언제 공항에 닿았는지가 아니라 누구에게 언제 결제했는지다. 반대로 같은 판매자에게 같은 날 90달러짜리 두 건을 따로 결제해 나눠 들여오면 총액 180달러로 묶여 전액 과세된다.
◆ 결제일이 다르면 항공기 지연으로 같은 날 들어와도 세금 0원
관세청이 고시 개정 당시 제시한 사례는 이렇다. 12월 6일 중국에서 의류 150달러를, 12월 10일 완구 100달러를 각각 구매했는데 항공편이 밀려 12월 26일 같은 날 입항했다. 개정 전이라면 합산과세 대상이지만, 구매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세금 7만원이 모두 면제됐다.
기준은 결제일이다. 서로 다른 날 100달러와 130달러를 결제한 뒤 물류 지연으로 인천공항에 함께 도착했더라도, 결제일 입증 자료를 내면 면세가 유지된다.
◆ 동일 판매자·같은 날 결제·분할 반입, 세 조건이 겹치면 전액 과세
합산과세는 고시 제68조에 남아 있다. 같은 해외 공급자에게 같은 날짜에 구매한 물품을 나눠 들여오면 150달러(미국발 목록통관 200달러)를 넘는 순간 전액이 과세 대상이 된다.
구매일이 달라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배송대행지에서 운송장 한 건으로 묶여 합배송되면 면세 범위 분할로 보고 합산한다. 인천본부세관은 같은 판매처에서 건강기능식품 200달러어치를 결제한 뒤 배송을 두 건으로 쪼갠 사례를 시스템으로 걸러 전체 과세 처분했다.
과세로 넘어가면 초과분만 계산하지 않는다. 서울본부세관 실무 안내를 보면 한도를 넘긴 물품은 국제운임까지 합친 총액에 세금이 매겨진다.
◆ 영양제는 미국발도 150달러, 6병 넘으면 전량 통관 보류
건강기능식품은 목록통관 배제 품목이다. 미국에서 보내도 200달러 특례가 아니라 일반통관 기준인 150달러가 한도다. 자가사용 인정 수량은 1회 통관 시 최대 6병으로 묶여 있다.
6병을 넘기면 초과분만 걸러지는 게 아니라 해당 물품 전체 통관이 보류된다. 의사 소견서 같은 요건 확인 서류가 없으면 초과분 폐기 수수료도 구매자가 낸다. 추석 선물로 영양제를 여러 사람 몫 한꺼번에 주문할 때 가장 자주 걸리는 지점이다.
◆ 통관 1억8118만건, 그중 99%가 세금 한 푼 안 낸다
규모는 이미 역대 최대다. 관세청이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해외직구 수입통관은 1억8118만건, 금액은 8조4620억원이었다. 같은 자료에서 관세와 부가세가 전액 면제되는 목록통관 비중은 77.2%, 1억3991만건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024년 기준 직구 물품 건수의 99%가 소액면세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어디서 오는지도 한쪽으로 쏠려 있다. 2025년 1~8월 목록통관 물품 중 중국발이 77.7%, 9620만건이었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들어온 단일 품목은 가전제품 1억608만건, 건강기능식품이 9173만건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별로는 상위 1위 이용자가 한 해 6800건을 자가사용 명목으로 면세 통관했다.
◆ 위장 직구 건당 적발액 23억8000만원… 면세 폐지 요구도
면세 통로를 노린 불법도 커졌다. 지난 13일 공개된 관세청 국회 제출 자료를 보면 2025년 자가사용 위장 해외직구 밀수 적발액은 2258억원이었다. 건당 적발액은 2억2000만원에서 23억8000만원으로 10배 늘었다. 자가사용 면세품을 되파는 행위에 대한 신고는 2024년 한 해 716건 접수됐다. 세관에 적발된 불법·위해물품은 연간 43만9000건으로 4년 새 두 배가 됐다.
부작용을 근거로 면세 자체를 없애자는 요구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조사에서 국내 중소기업 71.7%가 소액물품 면세 폐지에 찬성했다. 관세청 연구자료는 소액면세 악용에 따른 국내 제조업 생산 감소를 연간 6조9600억원으로 추산했다.
반대 논리도 분명하다. 150달러 한도가 10년 넘게 묶여 있어 고환율·물가 상승 국면에서 소비자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이 소비자단체에서 나온다. 제도가 그대로 유지돼도 소비자 몫의 번거로움은 남는다. 세관 전산은 입항일이 같은 물품을 1차로 기계 선별한다. 면세를 인정받으려면 구매자가 카드 승인 내역 등 결제일 자료를 직접 내야 한다.
관세청은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외직구 자가사용은 과세해야 되지만 되팔이 관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면세 여부 자체가 국민과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히 기재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인천공항과 평택직할세관은 추석 특송물품 급증에 맞춰 특별통관지원반과 밀수 집중 단속을 함께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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