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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늘 그자리에…'헤비누나'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준비된 밴드에 무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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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돌 맞은 대구 최장수 라이브 공연장 '클럽헤비'
검정치마·언니네이발관 등 거쳐간 지역인디 무대 역할
공연 포스터·음반·아카이빙 잡지 등 기록 한자리에
"예나 지금이나 음악인들 순수하고 저마다의 멋 있어
로컬팀에 조금이라도 의지 됐다면 뿌듯함 느낀 시간
추억과 현재 함께 간직되는 공간으로 오래 남고파"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클럽헤비'에는 30주년을 맞아 역대 공연 포스터와 영상, 음반 등을 전시한 기념전이 열렸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진다. 최현정 기자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클럽헤비'에는 30주년을 맞아 역대 공연 포스터와 영상, 음반 등을 전시한 기념전이 열렸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진다. 최현정 기자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클럽헤비'에는 30주년을 맞아 공간 곳곳 지난 세월의 흔적이 펼쳐져 있었다. 노브레인, 시나위, 장기하와 얼굴들, 언니네이발관, 검정치마, 3호선 버터플라이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뮤지션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한쪽 벽면에는 이곳에서 열렸던 공연 포스터와 연도별 출연진 목록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전시대에는 그동안 제작한 컴필레이션 앨범과 책, 오래된 음악잡지를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을 찾은 10여 명의 관람객은 오래된 포스터와 자료 앞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방명록에는 이곳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의 기억들이 빼곡히 남아있었다. 공연장이 있는 지하 1층에서는 이날 저녁 열릴 30주년 기념공연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클럽헤비를 운영해온 신해원 대표, 이른바 '헤비누나'는 여느 때처럼 직접 공연 엔지니어링을 맡고 있었다.

공연장이 있는 지하 1층에서는 18일 저녁 열릴 클럽헤비 30주년 기념공연에 앞서 지역 뮤지션 심상명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공연장이 있는 지하 1층에서는 18일 저녁 열릴 클럽헤비 30주년 기념공연에 앞서 지역 뮤지션 심상명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1996년부터 30년간 클럽헤비에서는 2천400회가 넘는 공연이 열렸고 1천900여 팀의 뮤지션이 무대를 거쳐갔다. '30년'이라는 시간은 신 대표가 처음부터 목표로 삼았던 숫자는 아니었다.

그는 "록 음악이 뒤늦은 사춘기 반항기의 안식처였던 '메탈키드'였다"라며 "언제까지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당장 오늘의 음악과 공연, 다음 달 공연이 가장 중요했다. 어쩌다보니 30년이 이렇게 흘렀다"고 회상했다.

클럽헤비의 시작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록음악과 영상을 틀어주던 카페 '헤비네'의 손님이었던 신 대표는 1996년 운영자가 바뀐 뒤 이곳을 더욱 자주 드나들었다. 주말마다 공연이 열리며 지금과 같은 라이브클럽의 모습을 갖춰가자 공연 기획과 운영을 돕기 시작했고, 함께 일하던 이들이 떠난 뒤 1999년 공간을 인수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공연을 이어온 시간이 30년이 됐다. 지금도 클럽헤비에서는 한 달 평균 7~8차례 공연이 열린다. 지역 인디 뮤지션뿐만 아니라 대학 동아리와 학생들에게도 무대를 내어주며 공간을 이어가고 있다.

클럽헤비 공연장 입구
클럽헤비 공연장 입구
그간 공연장을 거쳐간 역대 뮤지션들이 클럽헤비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최현정 기자
그간 공연장을 거쳐간 역대 뮤지션들이 클럽헤비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최현정 기자

오랜 시간 한 공간을 지키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을 법하지만 신 대표는 담담했다. 그는 "힘든 적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기억으로 남겨두지는 않는다"라며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웬만하면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수많은 뮤지션이 헤비를 거쳐갔지만, 신 대표는 음악인들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음악인들은 순수하고 저마다의 멋이 있다"며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뮤지션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갈수록 깜짝 놀란다"고 했다.

이어 "서울로 가는 밴드와 지역에 남는 밴드로 나누는 것은 이제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라며 "우리가 사는 곳이 대구니까 대구에서 활동하고, 기회가 생기면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컬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더 이상 뚜렷한 경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클럽헤비가 해온 역할 역시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신 대표는 "준비된 밴드가 준비된 공연을 하고 싶을 때 무대를 열어주는 것이 헤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로컬팀들에게 알게 모르게 조금이라도 의지가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했다.

클럽헤비 컴필레이션 음반
클럽헤비 컴필레이션 음반
클럽헤비 30주년 기념전에는 신 대표가 보관해온
클럽헤비 30주년 기념전에는 신 대표가 보관해온 '포 록(For Rock)', '메탈포스' 등 오래된 음악잡지도 자리했다. 최현정 기자

이번 30주년을 맞아 클럽헤비는 지난 시간을 본격적인 기록으로 남겼다. 다음 달 5일(월)까지 이어지는 기념 전시에는 역대 공연 포스터와 영상, 음반뿐만 아니라 신 대표가 보관해온 '포 록(For Rock)', '메탈포스' 등 오래된 음악잡지도 자리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현재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자료들이다.

또 대구 뮤지션 11팀이 참여한 컴필레이션 앨범과 30년의 활동을 정리한 아카이브 책도 발간됐다. 단순히 30주년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구 인디음악의 한 시절을 한곳에 모으는 작업이었다.

30년의 활동을 정리한 아카이브 책(왼쪽)과 3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
30년의 활동을 정리한 아카이브 책(왼쪽)과 3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기록을 정리하면서 신 대표도 잊고 있던 시간과 다시 마주했다. 오래된 영상 속 젊은 자신의 모습에 놀랐고, 당시 썼던 다이어리를 펼쳐보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많은 공연과 이벤트의 흔적을 보면서는 "헤비에서 보낸 대부분의 시간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서 그 기억만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신 대표는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고, 무대에 서고 싶은 음악인이 있는 한 라이브클럽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라이브클럽이 없는 시대가 있을까요?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보는 공간을 좋아하잖아요. 헤비는 추억 그 자체이면서 현재의 시간까지 한자리에서 펼쳐지고 간직되는 공간으로 오래오래 있고 싶습니다"

클럽헤비 30주년 기념 굿즈와 그간의 사진들
클럽헤비 30주년 기념 굿즈와 그간의 사진들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지난 18일 찾은 대구 남구 공연장 '클럽헤비'에는 30주년을 맞아 역대 공연 포스터와 영상, 음반 등을 전시한 기념전이 열렸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진다.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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