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추면 우크라이나도 즉각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두 정상은 취재진 앞에서 7분간 공개 발언을 나눈 뒤 비공개 회의를 40분간 이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 타격을 중단한다면 키이우도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일방적인 공격 중단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강조하며 "에너지 휴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부문, 핵심 기반시설, 식량 수출이 러시아의 공격 대상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 측의 상응하는 긴장 완화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회담 수 시간 전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추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석유·연료 기반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상호 합의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대러 제재 법안을 언급하며 러시아산 석유·가스 주요 수입국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이 러시아의 겨울철 에너지 공세를 막을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일에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하루 약 23만 배럴을 처리하던 모스크바 정유공장이 원유 처리를 중단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난방·전력 시설을 다시 집중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겨울철 방공 패키지를 논의하고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패트리엇 미사일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사 보좌관 파블로 팔리사가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우크라이나 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자체 생산 가능성을 사전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패트리엇 생산 준비를 시작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라이선스 발급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레이시온이 파트너십 의사를 밝혔더라도 공식 미국 라이선스 취득까지는 1년에서 18개월이 걸릴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장의 요격 미사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독일과 패트리엇 미사일 600기를 두 패키지로 나눠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오는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3자 대면 회담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협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러시아는 에너지 휴전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중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로이터통신은 양측이 에너지 시설 타격 제한 합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공중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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