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차림이 끝나가는 이맘때 늘어나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가운데 50대 여성이 4만3724명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인 2022년 연간 기준으로, 전체 진료 인원 16만여 명 중 여성이 73.1%다. 전 부치기와 설거지로 손목을 반복해 굽힌 뒤 찾아오는 저림은 새끼손가락이 멀쩡한지 아닌지에서 병명이 갈린다. 조기에 병원을 찾으면 4명 중 3명은 수술 없이 치료된다.
◆ 여성 73.1%, 진료비는 남성의 3.2배
같은 통계에서 여성 환자의 총진료비는 377억원으로 남성(116억원)의 3.2배였다. 환자 수 차이보다 비용 격차가 더 벌어졌다. 증상이 오래 묵은 뒤 병원을 찾는 환자가 여성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심평원이 2024년 내놓은 손목터널증후군 진료 현황 분석에서도 여성 비중은 72%였고, 40·5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36%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8년 공개한 분석에서는 50대 여성 환자가 5만6000명으로 같은 연령대 남성 1만1000명의 5배였다.
◆ 새끼손가락은 멀쩡한데 앞 세 손가락만 저리다면
수근관은 손목 앞쪽의 좁은 통로다. 이 안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리면 엄지와 검지, 중지 쪽에 저림과 통증이 몰린다. 새끼손가락은 다른 신경이 맡고 있어 증상에서 비켜나는 경우가 많다. 새끼손가락까지 저리면 팔꿈치 쪽 신경 압박을 함께 따져야 한다.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명절 내내 전 부치기와 설거지를 도맡은 50대 주부가 수근관증후군 판정을 받은 사례가 심평원 안내 자료에 실려 있다. 새끼손가락을 뺀 세 손가락 끝 저림과 야간 통증이 주된 증상이었다.
◆ 손등 맞대고 30~50초, 집에서 하는 팔렌 검사
집에서 확인하는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법은 간단하다. 양 손등을 90도로 맞댄 채 30~50초를 버텼을 때 손가락이 저리면 질환을 의심한다. 연세건우병원이 제시한 팔렌 검사 기준이다.
연세건우병원이 2022년 9월 내놓은 수부상지 임상 진료 자료를 보면 증상 초기에 내원한 환자의 75%는 수술 없이 보존 치료로 호전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의 공동 연구에서는 8주간 침 치료 후 증상이 25.1% 완화됐다는 결과가 2024년 나왔다.
◆ 무릎은 체중의 8배, 어깨 석회는 50대 여성에 몰린다
명절 자세가 겨누는 관절은 손목만이 아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바닥에 쪼그려 앉을 때 무릎 내부 압력이 체중의 7~8배까지 오른다고 설명한다. 연골판 파열의 주요 기전이다.
어깨 석회성건염 진료 환자는 심평원 집계로 2017년 13만2272명에서 2021년 17만815명으로 29% 늘었다. 건보공단이 2015년 내놓은 진료비 분석에서 이 질환의 여성 환자는 남성의 2.1배였고, 50대 여성은 인구 10만명당 726명으로 가장 많았다.
◆ 통풍 55만명, 급성 발작에 아스피린은 금기
명절 육류와 음주 뒤 엄지발가락이 부어오르는 급성 통풍도 이 시기에 몰린다. 심평원 국민관심질병통계로 2024년 통풍 진료 환자는 55만3524명, 2020년 46만8083명보다 18% 늘었다. 건보공단의 2023년 분석에서는 환자의 92.8%가 남성, 40대가 22.9%로 연령대 1위였다.
환자층은 더 젊어졌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지난 3월 통풍의 날에 내놓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증가율은 20대 남성이 82%로 가장 높았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의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지난 3월 학술 강연에서 고요산혈증 유병률이 20~30대에서 올랐다고 짚었다. 그는 "이제 통풍은 20대와 30대의 질환"이라고 진단했다.
주의할 것은 자가 처방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급성 발작기에 임의로 아스피린을 먹으면 신장의 요산 배출이 억제돼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경고한다. 한 사립의대 류마티스내과 의료진은 발작기에 염증 반응으로 혈중 요산이 일시적으로 정상 범위에 머문다고 지적한다. 수치만으로 통풍을 배제하면 오진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 경증으로 응급실 가면 본인부담 90%
보건복지부의 연휴 응급진료체계 계획을 보면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은 하루 평균 8294곳이다. 전국 응급의료기관 416곳은 24시간 진료를 유지한다. 추석 당일 운영 기관은 5231곳으로 가장 적었다. 이 체계는 27일 끝난다.
비용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갈린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경증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90%다. 단순 통증으로 응급실에 가면 10만~20만원대를 문다. 문 여는 동네 의원은 공휴일 기본진찰료에 30% 가산이 붙는다. 65세 이상은 초진 본인부담금이 1800원에서 4600원으로 오른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공개한 소방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추석 119 신고 23만2825건 중 34%인 7만9846건이 병원·약국 문의였다. 소병훈 의원실이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장 도착 뒤 병원 출발까지 30분을 넘긴 119구급대는 하루 평균 306건이었다. 2년 전의 3배 수준이다. 임 의원은 "소방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129와 응급의료포털, 120 등 기존 안내 채널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응급의료포털에 오른 명단은 의료기관 자율 신고에 기댄다. 당일 사정으로 조기 마감하거나 휴진하는 곳이 나온다. 의료계와 소비자단체는 방문 전 전화 확인을 권한다.
수도권의 한 관절 전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과도한 사용뿐 아니라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 전신 질환과도 얽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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