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다음 달 1일부터 희망저축계좌Ⅱ의 올해 마지막 신규 가입자를 모집한다. 월 1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최대 30만원을 얹어주는 통장이다. 한국자활복지개발원 자산형성포털에 공지된 2026년 자산형성지원사업 일정을 보면 접수는 다음 달 26일까지다. 같은 이름을 단 희망저축계좌Ⅰ은 사정이 다르다. 3년을 꼬박 부어도 만기 뒤 생계·의료급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부 매칭금 1080만원 가운데 5%만 손에 쥔다. 목돈의 크기가 아니라 '탈수급 조건'이 두 통장을 가른다.
◆ Ⅱ유형은 중위 50% 이하, 4인 가구 월 324만7369원까지
희망저축계좌Ⅱ는 일하는 주거·교육급여 수급 가구와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차상위 가구가 대상이다. 복지부가 정한 2026년 가입 상한 소득인정액은 4인 가구 월 324만7369원, 1인 가구는 128만2119원이다.
정부지원금은 연차별로 다르다. 1년차 월 10만원에서 2년차 20만원, 3년차 30만원으로 올라간다. 본인이 매달 10만원을 넣으면 3년 뒤 적립금 360만원에 정부지원금 720만원을 더해 1080만원과 이자를 받는다. 저축액은 월 10만~50만원까지 늘릴 수 있지만 매칭 기준은 10만원이다.
Ⅱ유형에는 탈수급 의무가 없다. 대신 3년간 근로활동을 유지하고 자립역량교육 10시간을 이수한 뒤 자금사용계획서를 내야 지원금이 나온다.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본인이 넣은 원금만 돌려받는다.
◆ Ⅰ유형 1440만원의 전제는 '만기 뒤 6개월 안에 수급 탈출'
희망저축계좌Ⅰ은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인 생계·의료급여 수급 가구 가운데 일하는 가구원이 있어야 신청할 수 있다. 가구의 근로·사업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40%의 60% 이상이어야 한다. 2026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 기준으로 1인 가구는 월 61만5417원이다.
매칭은 정액이다. 월 10만원을 넣으면 정부가 30만원을 붙여 3년 뒤 1440만원과 이자를 준다. 본인 360만원에 정부 1080만원, 원금의 네 배다.
조건이 붙는다. 만기 후 6개월 유예기간 안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모두 벗어나야 지원금 전액을 받는다. 탈수급에 실패하면 정부지원금의 5%만 성공금으로 나오고 나머지 95%는 환수된다.
◆ 중도해지 2134가구 중 1832가구가 '본인 희망 포기'
보건복지부가 2025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희망저축계좌Ⅰ 중도해지 2134가구 가운데 1832가구가 본인 희망에 따른 포기였다. 비율로는 85.8%다. 같은 해 신규 가입은 2962가구로 줄었고 중도해지율은 13.4%까지 올랐다.
탈수급 자체가 드물다. 같은 자료를 보면 조건부수급자 12만5000명 중 생계급여를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1만4588명, 11.6%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4년 한국복지패널조사에서 기초생활수급자가 탈수급 때 가장 부담스러워한 항목은 의료비였다. 65.8%가 의료비를 꼽았고 주거비는 31.8%였다. 목돈 1440만원보다 의료급여를 잃는 쪽이 더 무겁다는 뜻이다.
◆ 대전 생계급여 5만명 중 계좌 유지는 180명
대전시가 2024년 2월 낸 저소득층 자산형성지원사업 추진 실태를 보면 전체 생계급여 대상자 5만여명 가운데 희망저축계좌 가입자는 241명이었다. 이 중 61명이 중도에 해지해 끝까지 계좌를 지킨 사람은 180명이었다. 시는 참여 기피 원인으로 만기 시 수급권 박탈 우려와 탈수급 실패 시 지원금 미지급을 꼽았다.
◆ 12회 미납하면 환수 해지, 공공근로 소득은 인정 안 돼
유지 조건도 촘촘하다. 실직이나 질병으로 저축이 어려우면 3년 중 최대 12개월까지 적립중지를 신청한다. 기존 6개월에서 늘었다. 사전 신청 없이 누적 12회를 미납하면 계좌는 환수 해지되고 지원금은 소급 환수된다.
Ⅰ유형은 가구의 근로·사업소득이 6개월 연속 하한선에 미달해도 환수 해지 사유가 된다. 공공근로·노인일자리 같은 재정지원 직접일자리 소득은 근로소득 요건 산정에서 빠져 신청이 반려되기도 한다.
신청은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방문 접수다. 지자체별 예산 한도가 적용돼 경기 포천시처럼 배정 인원 소진으로 추가 모집을 잠정 중단한 곳도 있다. 청년도약계좌, 청년내일채움공제와는 중복 가입이 허용된다.
생계·의료급여 수급 가구가 드는 희망저축계좌Ⅰ의 올해 4차 신규 모집은 11월 2일 시작된다. 지방 국립대의 한 공공정책학부 교수는 지난해 10월 "일정 조건을 충족한 가입자에게 만기를 단축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유동성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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