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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미어 50% 코트 실제론 17.5%…전수검사 8.5%가 표기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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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함량 부풀린 온라인 의류업체 17곳 제재…3곳 시정명령 5% 이하는 '기타' 표기 가능…모 혼용률 허용오차는 마이너스 3%

코트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코트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캐시미어 함량을 부풀려 광고한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 17곳이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가 지난 1월 15일 공개한 거짓·과장 광고 제재 내용을 보면 3곳은 시정명령, 14곳은 경고를 받았다. 가을 의류에서 값을 가르는 것은 '캐시미어'라는 상품명이 아니라 니트 혼용률 숫자와 법이 허용한 오차다. 캐시미어 50%로 표기된 130만원대 코트가 공인 시험에서 17.5%로 나온 일도 있다.

◆ 7천968개 전수검사에서 8.5%가 위반 판정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해 발표한 입점 브랜드 다운·캐시미어 전수검사에서 위반이 쏟아졌다. 검사 대상 7천968개 상품 가운데 약 8.5%가 위반 판정을 받았다. 적발된 브랜드는 80곳이 넘는다.

앞선 1차 검수에서 이미 42개 브랜드 165개 상품이 소재 혼용률을 사실과 다르게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전재와 캐시미어를 합친 수치다.

유통사도 뒤늦게 서류를 걷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품질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모든 입점 브랜드에서 다운·캐시미어 상품의 시험 성적서를 받았다. 내지 않은 상품은 판매를 중단시켰다.

◆ 표기 50%는 17.5%, 표기 30%는 0%

공인 시험 결과와 라벨의 간극은 일정하지 않다. 131만원대 디자이너 브랜드 코트는 캐시미어 50%로 적혔지만 실제 함량은 17.5%였다. 온라인몰에서 팔린 또 다른 코트는 20% 표기에 3.1%였다. 두 제품 모두 판매가 중단됐다.

한 올도 들어 있지 않은 제품도 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이 분석한 한 온라인 브랜드 머플러는 캐시미어 30% 표기와 달리 캐시미어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성분은 폴리에스터 70.4%, 레이온 29.6%였다. 이 제품은 8만장이 팔린 뒤 환불 절차를 밟았다.

값싼 짐승 털을 섞는 수법은 오래됐다. 한국소비자원의 신사복 캐시미어 코트 비교정보 조사에서는 캐시미어 100%로 표기된 제품의 83.5%에서 야크 털이 확인됐다.

◆ '5% 이하는 기타'… 이름만 캐시미어인 회색지대

국가기술표준원의 가정용 섬유제품 안전기준을 보면, 혼용률 5% 이하로 미량 들어간 섬유는 '기타' 또는 '기타섬유'로 적을 수 있다. 혼용률은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정수로 적는다. 라벨 숫자는 실제 함량과 소수점 단위로 어긋난다.

허용오차도 섬유마다 다르다. 모는 마이너스 3%, 방모 방식 실을 써서 방모사로 표기하면 마이너스 5%까지 허용된다. 아크릴·폴리에스터 같은 화학섬유는 마이너스 1%에 그친다.

소비자원이 2023년 한 동절기 니트·모직 의류 표시 실태조사에서도 꼼수가 드러났다. 캐시미어 함유량이 5% 미만인데도 '캐시미어 블렌드'를 상품명 앞에 내세워 고가에 파는 관행이 확인됐다. 소비자원과 패션업계 모두 이런 작명은 표시 규정만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회색지대로 본다. 천연모는 울과 캐시미어를 가르는 시험 판정 자체에 3%포인트 안팎의 오차가 따른다는 점도 단속을 어렵게 한다.

◆ 캐시미어 100%라고 답은 아니다

소비자원이 진행했던 캐시미어 100% 니트 6종 비교시험에서 섬유 평균 지름은 16.2~17.2㎛였다. 착용 때 따가움을 부르는 30㎛ 이상 굵은 털 비율은 전 제품이 1% 이하였다. 40만원 미만 제품들 사이에서도 보온성과 마모강도는 갈렸다. 값이 비싸다고 더 따뜻한 것은 아니었다.

캐시미어 100%는 원사 마찰 강도가 약해 보풀이 쉽게 일고 물세탁이 어렵다. 의류 생산·소싱 현장에서는 나일론이나 아크릴이 20~30% 섞인 니트가 형태 안정성과 내구성에서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합성섬유 비율이 올라갈수록 정전기가 늘고, 한번 뭉치면 질겨서 떼어내기 힘들다.

기준은 이미 숫자로 나와 있다. 소비자원이 2025년 1월부터 적용 중인 제4차 섬유제품 권장품질기준은 모 60% 이상 니트의 필링 등급을 마찰 2천회에서 3-4급 이상으로 정해 뒀다. 세탁 뒤 치수변화율은 니트 같은 편성물 외의류가 ±5% 이내, 직물제 외의류는 ±3% 이내다.

◆ 세탁 분쟁 세 건 중 한 건은 제품 불량

소비자원의 2024년 세탁 분쟁 심의 결과를 보면 제조판매업체 책임이 31.9%, 세탁사업자 과실이 25.2%였다. 수명 경과나 소비자 과실로 사업자 책임이 없다고 본 사례가 42.9%다. 라벨과 취급주의 표시를 확인해 두지 않으면 절반 가까이가 소비자 몫으로 돌아간다.

피해 유형은 마모와 부자재 훼손이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4월 공개한 세탁서비스 피해구제 접수 4천855건 가운데 외관 훼손이 1천28건(21.2%)이었다. 수축 등 섬유 형태 변화는 712건(14.7%)으로 뒤를 이었다.

감시망은 넓어지는 중이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온라인 부당광고 합동조사반을 꾸려 직권조사 공조를 강화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의 가정용 섬유제품 안전기준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시행됐다. 국표원과 공정위는 10월 F/W 시즌 의류의 혼용률과 표시사항을 기획 점검한다.

플랫폼 업체들은 시험 성적서 확보를 브랜드 신뢰의 출발점으로 본다.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시험연구기관과의 품질 강화 협약식에서 "입점 브랜드들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한 지원 방안을 고민한 결과, 품질 제고를 위해 원활한 시험 성적 서비스를 돕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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