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이 임신중지 약물 배송 사이트를 차단한 근거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영민 부장판사)는 위민온웹인터내셔널파운데이션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최근 각하했다. 재판부는 위임장이 공증되지 않아 대리권이 적법하게 부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신청을 각하하면서도, 쟁점 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결정문에 상세히 담았다.
캐나다 비영리 법인 위민온웹은 웹사이트를 통해 임신중지약을 우편으로 제공해오다 2024년 10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의 조치로 사이트를 차단당했다. 방미심위는 망사업자들에게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라는 시정 요구를 했고, 이듬해 2월에는 도메인 관리업체에 도메인 해지를 요구했다.
위민온웹은 이 처분에 불복해 2025년 5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다. 차단 조치의 근거가 된 법령은 구 방통위법 21조 4호로, 심의위원회가 전기통신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심의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한 조항이다.
위민온웹 측은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이라는 문구가 헌법상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고, 시정 요구의 상대방과 내용 등 본질적 사항을 규정하지 않아 법률 유보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하며, 정보 유통 방식이 기술 변화에 따라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함축적 표현을 쓸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법률 유보 원칙 위반 주장도 배척됐다. 재판부는 새로운 유형의 불법·유해 정보가 계속 등장하고 유통 방식도 변형·폐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심의와 시정 요구의 세부 유형을 모든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과잉 금지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시정 요구로 인해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으나 그 제한은 불건전 정보로 판단된 해당 정보 또는 그 유통 수단에 한정된다"고 했다. 방미심위가 사안의 성격과 위법성 정도에 따라 단계적 조치를 하는 만큼 제한되는 사익이 공익보다 크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앞서 재판부는 6월 본안 소송인 시정요구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각하를 선고하며 방미심위의 차단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는 가정적 판단을 내놨다. 위민온웹이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임신중지약을 제공한 것은 약사법 위반이고, 관련 웹사이트 내용은 정보통신망법상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각하됨에 따라 위민온웹 측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한편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임신중지 약물을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이다. 정부는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하고, 이후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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