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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억 날릴 판에 당 간판 내릴 위험도, 국민의힘 직면 '법원발 이중 충격' [금주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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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국민의힘 앞에 성격이 전혀 다른 2개의 법원 리스크가 동시에, 사실상 복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나는 돈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당의 존립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관련 재판에서 유죄 판단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정당해산 절차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된다.

물론, 397억원 반환은 최종 확정판결이 전제이고, 정당해산은 형사재판 유죄만으로 자동 발생하는 사안도 아니다. 시간과 과정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하나는 당 재정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정당해산론' 자체를 정치권의 실제 의제로 끌어올리며 2028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으로서는 각각 다른 성격의 최악 상황을 미리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397억원 반환 여부, 29일 항소심 결심서 윤곽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은 오는 29일 결심공판을 연다. 선고공판에 앞서 구형량이 나오는 자리다.

1심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정당이 보전받았던 선거비용도 반환 대상이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이 이 기준 이상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하는 금액은 397억원이다. 물론 항소심 선고와 대법원 판단까지 다툴 여지가 남아있다. 다만, 최종 유죄가 유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으로서는 적지 않은 재정 리스크다.

397억원은 단순한 회계상 숫자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반환 의무가 발생하면 보유 자산 활용, 운영비 절감, 당비 확대 등 재무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당이 돈을 버는 기업도 아니니 '긴축'이라는 글자는 더욱 짙어진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이 지난 9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이 지난 9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가 꺼낸 '정당해산론'…자동 수순은 아니다

재정 문제보다 훨씬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꺼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7일 MBN 시사스페셜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연말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내란 주요임무 종사자로 유죄 판결이 나고 그 당 출신 대통령도 내란으로 유죄 판결이 나면 당은 내란 정당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정당해산 절차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했다.

다만 이 부분은 법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정 정치인들의 내란 관련 유죄가 확정된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곧바로 해산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 제8조 4항에 따라 정부가 국민의힘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야 한다. 그 뒤에도 헌법재판소가 정당 자체의 목적과 활동, 관련 행위의 귀속 정도 등을 따져 해산 여부를 판단한다.

사실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통합진보당 해산을 두고 처음에는 "설마 실제 정당해산까지 가겠느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당시 정부가 2013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이듬해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실제 해산을 결정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현실이 되면서 정치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번 국민의힘 상황이 통합진보당 사례와 같다는 뜻은 아니다. 정당의 목적과 활동, 관련 행위의 귀속 정도 등 판단 요소도 전혀 다르다. 다만 그땐 '정말 정당이 해산되겠느냐'는 의문이 먼저였다면, 지금은 '한 번 실제로 해산된 적이 있다'는 전례 자체가 공포를 키우는 요소다.

◆두 리스크의 공통점은 '법원'

397억원 문제와 정당해산론은 법적 구조가 전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만으로 결과를 바꾸기 어려운 법원 판결이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는 최종 형량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관련 사건에서는 유·무죄와 판결 이유가 향후 정치적 파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시점도 민감하다.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의 후보군 정리와 지역구 경쟁, 공천룰 논의 등 사실상의 총선 준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대규모 선거비용 반환 문제가 현실화하거나 정당해산론이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후보 영입과 조직 관리, 선거자금 마련, 공천 갈등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

국민의힘 당사.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사. 연합뉴스

◆397억원은 줄이고 버틴다지만…'당 간판' 사라진다면?

재정 리스크는 당 차원에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자금 운용 계획을 다시 짜는 수순이 예상된다. 보유 부동산이나 임차보증금 등 자산을 활용하고 운영비와 조직비를 조정하거나 당비 수입을 확대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책임 논쟁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발생한 수백억원의 비용을 현재 국민의힘과 당원들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가 당내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정당해산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돈 문제와 달리 긴축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가 실제 해산심판을 청구하고,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하는 극단적 상황까지 간다면 국민의힘이라는 현재의 조직과 간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여러 가정을 겹쳐야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이런 상황을 전제로 보수 진영의 재편 방향을 상상해볼 수 있다.

▷현재 당 지도부와 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한 재결집=기존 지역조직과 당원 기반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새로운 보수 정치세력을 만드는 방식 ▷비주류·쇄신파의 독자세력화=현재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있는 정치인들이 기존 국민의힘과의 단절을 앞세워 별도 보수정당이나 중도보수 플랫폼을 만드는 그림 ▷국민의힘 밖의 기존 정치세력과 결합=보수·중도 영역의 다른 정당이나 유력 정치인을 중심으로 합당 또는 선거연대를 추진하는 방식 ▷특정 인물이나 지지층을 직접 겨냥한 정치세력의 출현=2008년 친박연대가 대표적 사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소속된 정당은 아니었지만 당시 박근혜 지지층을 전면에 내세워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

◆진짜 리스크는 '돈'과 '간판'보다 총선 준비 혼선

결국 국민의힘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걱정은 당장 '파산'이나 '해산'이라는 단어 자체보다 이 두 논란이 총선 준비에 어떤 혼선을 만들 수 있느냐다.

397억원 반환 문제가 현실화하면 당의 선거자금과 조직운영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내란 관련 판결을 계기로 정당해산론이 커지면 후보들은 어느 정치적 노선을 선택할지부터 고민해야 할 수 있다. 공천을 준비하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주류에 남을지, 쇄신파와 손잡을지, 외부 정치세력과 연대할지 등의 계산이 서둘러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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