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보완수사권을 내려놓은 공소청이 10월 2일 문을 열지만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견제할 장치의 실효성을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장 공백과 대규모 인력 감축, 16만5천건의 미제 사건까지 떠안으면서 수사·기소 분리의 첫 단추부터 사건 적체와 사법통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완수사권 사라지는 공소청…"보완수사 요구만으로 어려워"
10월 2일 출범하는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내려놓고 기소와 공소유지,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통제 업무를 맡는다. 검사는 송치 사건에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기존 검찰이 직접 수행하던 추가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수사기관의 몫이 된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넘긴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수사기관이 종결한 사건의 적법성도 심사한다. 공소청 직제안에는 이 같은 기능을 전담하는 '불송치심사부' 신설 방안이 포함됐다.
직접 보완수사를 대신할 절차로 '사실관계 확인' 권한도 마련됐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에 따르면 검사는 기소나 재수사 요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와 사건관계인, 전문가, 사법경찰관의 의견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관계 확인은 직접수사와 다르다. 강제수사는 할 수 없고, 이 과정에서 취득한 진술과 자료도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새로운 증거 확보가 아닌 사건 처분에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는 절차인 셈이다.
제도 개편을 추진한 정부와 여당은 보완·재수사 요구권으로 부실수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불송치심사부가 경찰의 사건 종결을 전담 심사하게 되면 기존보다 체계적인 사후 점검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보완·재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수사기관은 보완수사 요구를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처리해야 하며,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등이 확인되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건 송치나 다른 수사기관으로의 이송을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 횟수 제한도 폐지됐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만으로 수사기관의 오류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의적인 사실확인 절차만으로 경찰이나 중수청 수사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사건의 실체까지 밝혀내기는 어렵다"라며 "장윤기 사건도 검찰이 직접 압수수색하고 CCTV와 저장매체 등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에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의문점을 발견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다시 같은 수사기관에 맡기는 구조라면 제대로 바로잡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경찰과 중수청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사법통제 장치가 충분한지 제도 시행 이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수장 없이 '개문발차'…인력 감축에 미제 사건까지
공소청 출범을 불과 며칠 앞두고도 지휘부 공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사직 이후 이진수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마저 지난 1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하면서 후임 인선에 차질이 생겼다.
출범을 앞두고 초대 공소청장 인선 작업 역시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공소청장은 기존 검찰총장과 같이 법무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3인 이상의 후보를 압축하는데, 추천위를 꾸릴 법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서 인력 감축 요구가 이어지면서 조직의 몸집도 당초 계획보다 줄었다. 법무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직제 수정안에 따르면 공소청은 현행 검사 정원 2천292명의 80~85% 수준으로 출범한다. 기존 수사업무 담당 인력 2천986명 가운데 2천48명(68.6%)은 감축하고 나머지 938명은 수사가 아닌 기소 결정과 불송치 사건 검토 등을 지원하는 형사법무직으로 전환한다.
다만 검사 정원의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출범 이후 조직 진단을 거쳐 결정된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의 이직과 퇴직 등으로 발생하는 결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인력 재편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존 미제 사건 처리도 부담이다. 지난 8월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16만5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정법에 따라 일부 사건은 10월 2일 이후에도 90일간 기존 검찰이 수사를 이어갈 수 있지만, 나머지 사건은 새로운 수사체계에 맞춰 처리해야 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미제 사건 적체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휴직 인원에 고연차 검사들까지 제외하면 실제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는 수치보다 훨씬 적다"며 "이미 미제 사건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도, 이를 처리할 인력도 충분하지 않다. 새 제도를 운영해보기도 전에 정치적 요구에 맞춰 인력부터 줄이면 사건 적체는 더 심해지고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기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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