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고장인의 삶을 바꾼 그 순간] 최태연 헤어디자이너

"매일 작품 만든단 생각으로 연구 고전머리 해외에 소개하고 싶어"

"최태연입니다. 헤어디자인으로 '경상북도 최고장인' 칭호를 얻었어요. 머리카락이 이런 대접을 받을지 안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예요."

1980년대 중반, 미장원을 열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집안 망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10년 가까이 해오던 간호사 일을 그만 두고, 아이 다섯을 낳은 애 엄마가 하겠다는 게 '고작' 머리카락을 자르고 꾸미는 것이냐는 힐난이었다.

"제 삶이 바뀐 순간은 그때죠. 1987년 7월 중순이었어요. 경주 안강에서 가게를 열었어요. 인근 공장 여공들이 주고객이었죠. 단순히 미용업을 머리 손질로 보는 게 당시의 시선이었어요. 하지만 수준 높은 미용 수요는 반드시 있을 거라 확신했어요. 아름다움을 향한 여성의 욕구를 고급화시키는 게 제가 갈 길이라고 여겼고요."

'경력 단절 여성'으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5남매가 터준 방향 전환인 셈이었다. 이 길이라고 생각하자 더 용감해졌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늦은 나이란 없었다. 최 씨의 나이 서른아홉이었다.

"매일같이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하죠. 그렇기에 노하우는 반드시 나눠야 해요. 하면 할수록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특히 미용은 유행에 민감해요. 늘 새로운 마인드를 접목해야 하죠. 지금은 '고전머리'를 연구하고 있어요. 고전머리는 우리 역사거든요.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까지 우리 여성들의 머리 모양을 연구해 해외에 소개하는 게 제게 남은 임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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