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 많은 파크골프장…직영이냐? 위탁이냐?

칠곡군, 위탁 운영하던 파크골프장 5월 2일부터 직영

칠곡군 석적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군 석적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A파크골프동호회(이하 A동호회·회원수 17명)는 지난해 인근 석적읍에 위치한 석적파크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했다. 파크골프 종목에서 군내 가장 영향력이 있는 B단체의 반대 때문이었다. B단체는 A동호회 회원 수가 클럽 가입 기준(30명)을 충족하지 못했고, 가입비 등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석적파크골프장 사용을 막았다.

A동호회 회원들은 "군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파크골프장을 B단체가 사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B단체의 힘에 눌려 석적파크골프장을 사용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고령층을 중심으로 파크골프 붐이 일고 있지만 파크골프장 이용을 두고 갈등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파크골프장 관리를 특정단체에 맡기면서 자의적 운영에 따른 사유화 논란을 자초했다.

◆파크골프장 사유화 논란

칠곡 지역 내 7개 파크골프장의 경우 B단체가 최근까지 독점 운영하면서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단체는 파크골프장을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연회비 16만~25만원을 받았다. 여기에는 대한파크골프협회(5천원), 경북도파크골프협회(1만5천원), 칠곡군파크골프협회(2만원) 회비도 포함됐다.

특히 B단체 측은 회원들에게 "연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구장 내 시설물을 일체 사용할 수 없다"는 문자를 발송해 이용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단체는 "잔디 깎기 등 시설물을 관리하는 탓에 골프장 사용에 따른 회비(협회비, 가입비 등)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원이 아닌 순수 동호인들은 "파크골프장이 B단체 회원만 이용하는 놀이터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칠곡군에서 직접 운영해 군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파크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치단체 직영으로 사유화 논란 종식

파크골프장 이용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자 칠곡군은 지난 2일부터 지역 7개 파크골프장을 직접 운영한다.

칠곡군은 "B단체의 파크골프장 사유화, 이용객 차별 및 텃세 등의 논란을 끝내고 군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파크골프장 운영 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했고, 지난 1월 말 '칠곡군 파크골프장 관리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직영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7개 파크골프장에 각각 2명(시설보수 1명, 진행관리 1명)씩 직원을 파견했다.

신분증 등으로 칠곡군민이라는 게 확인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구 및 구미 등 타 지역 동호인들은 사전예약을 거쳐 이용할 수 있다.

칠곡군 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이번 직영 체제로의 전환이 파크골프 이용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비슷한 논란을 거쳤던 인근 구미시의 경우 8개 파크골프장을 구미도시공사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일평균 이용 인원만 2천여명에 달한다. 구미도시공사는 기간제 업무보조원 14명에 환경정비원 6명 등 총 2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연맹이나 협회의 회원제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구미도시공사에서 직접 운영하면서 구미 시민이면 신분증 확인 후 누구나 입장이 가능한 덕분에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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