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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선인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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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멍멍해 하는 것과는 달리 혜수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맥주를 마시며미수에게 물었다."넌 정말 자신만만한 애구나. 그렇지만 그런 것들도 정말 진정한 사랑이라고말할 수가 있을까? 사랑 타령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지만 네 이야기에는 아주 작은데서부터 변화를 겪게 되는 가슴 떨림 같은 건 없는 것처럼 들리는데?너의 그 첫 만남부터 무언가 진정한 사랑과는 어긋나 있는 듯 하거든. 넌직설적으로 말해서 너무나 교만한지도 몰라. 가령 콰지모도의 사랑을 예로들어보자. 넌 몇번의 사랑을 아니다라고 판단하며 지나쳐갈 수 있을만큼 좋은 여건들을 지니고 있어서 어쩌면 그것이 불행인지도 몰라. 넌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 겸허한 자세로 예배하듯 자기 사랑을 아끼지 않는다는 말이지.너의 논리에 또 너의 사랑방법에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네가 그들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들의 사랑이 무조건 어리석기만 한 것일까? 오해하지는 마. 난본질적인 걸 묻고 있는 거야? 이건 내 경우이기도 하고. 상대의 중대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정적으론 사랑을 저버릴 수 없는 경우는 없겠니? 너같으면 그건 더 이상 사랑도 뭣도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말이야."

혜수가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말했다. 미수가 말하는 그들이라는 집단 속에내가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 잠겨 혜수가 질문하고 있는 요지를 놓치고 있었다. 미수는 그런 것도 다 생각해 봤다는 듯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사랑이 무슨 대단한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듯이 말하는데 실제로 사랑이라는 건 굉장히 실용적인 구석이 있는 관계 상정일 수 있지 않을까. 왜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데? 자신의 딱 맞는 반쪽을 찾아 헤매다가 그런 사람이 혜성같이 나타났기 때문에? 천만의 말씀. 우리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삶의기반을 마련해 줄 존재들을 필요로 하는 것 뿐이야"

미수는 아주 간단한 문제를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느냐면서 이렇게 말했다.그리곤 새로 캔맥주 하나를 따서 단숨에 마시곤 한결 진지한 말투로 덧붙이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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