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56)

나는 아버지 생각에서 깨어난다. 아버지는 꽃가루의 여행에 재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재, 재미 있는데"

인희는 재미가 없겠다. 나는 재미 있다. 동화 속의 나이 많은 기사 아저씨가아버지 같으다. 아버지가 그랬다. 시애와 나에게 풀 이야기, 나무 이야기를많이 들려주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줄 때, 아버지는 꼭 당부말을 했다. 나뭇가지를 꺾지 말라고 했다. 꽃도 따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럼 아버진 식물채집은 왜 해요? 시애가 물었다. 식물을 연구하기 위해서필요하다고 아버지가 대답했다. 너희들도 다음에 커서 식물을 보호하기 위한연구를 할 때면 채집을 해도 된다고 아버지가 말했다. 아버지는 아우라지강에 사는 민물고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었다. 아버지는 민물고기를 함부로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아버지는 천렵꾼에 끼이지 않았다. 시애와 나에게도 천렵을 못하게 했다. 아버지는 민물고기를 먹지 않았다. 우리집밥상에는 요리된 물고기가 오르지 않았다. 아버지의 그 점을 두고, 산골 사람들이 말했다. 마선생은 참으로 특별한 사람이야. 정말 아버지는 괴짜였다.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

인희는 동화책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인희엄마와 연변댁은 김치담그기를 끝낸다. 인희엄마도 안방으로 들어간다. 연변댁이 인희가 앉았던 자리로온다. 나와 함께 마늘을 깐다.

"총각은 엄마 아버지가 다 계시지 않다면서요?"

연변댁이 내게 묻는다.

"예"

눈길을 떨구고 나는 대답한다. 엄마는 어디인가 살아 계셔요 하는 말을 하고싶다. 아버지도 늘 내게 말을 하는 걸요 하는 말도 하고 싶다."아주머니 말씀이 고향에 할머님이 계시다던데, 열심히 돈 모아 고향에 가야겠어요. 저도 그래서 한국에 나왔습네다"

연변댁의 말에,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싶다. 할머니는 할미꽃처럼 허리가 굽었다. 지팡이를 집고 다녔다. -용탄댁이 일찍 꼬부랑할미가 된 건 고기를 안먹기 때문이야. 마선생이 안먹으니 따라 안먹는게지. 아쉬운대로 강에서 잡는 물고기라도 먹는다면 저렇게는 안됐을걸. 산골사람들이 할머니를 두고 말했다.

"연변댁, 텔레비보다 얘들하고 점심 먹구 가요. 내 잠시 나갔다 올테니"인희엄마가 안방에서 나오며 말한다. 인희엄마는 검정바지에 진자주 반코트를 입었다. 인희엄마가 밖으로 나간다.

마늘을 다 깠을 때다. 식당문이 열린다. 미미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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