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지구상 바다와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다. 동쪽의 태평양과는 1600km, 북쪽의 북극양과도 3000km, 서쪽의 지중해와는 무려 5000km나 거리를 두고 있다. 그만큼 물과는 인연이 없는 나라다. 설상가상격으로 비마저적게 내린다. 단순히 적게 내리는게 아니라 강우량이 증발량에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해마다 강수량마저 줄어든다. 호수가 마르고 강물이 바닥을 드러낸다.몽골 생태및 환경학자들은 이런것이 모두 지구의 기후변화, 특히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말한다. 선진국을 겨냥한 말이다. 인간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화석연료의 사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선진국이 지구환경을 지금처럼 파괴해 놓고 왜 몽골땅이 피해를 보느냐는 투다.지난 20년간 고비사막의 강우량 조사 결과만 보아도 명백하다는 주장이다.20%나 줄었다는 것이다. 고비사막이 전국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몽골로서는 이만저만한 걱정이 아니다. 점점 고갈되는 고비와 자꾸 넓어지는 사막이몽골의 환경을 더욱 척박하게 한다. 어쨌든 몽골은 심각한 가뭄의 나라다.가뭄은 기온마저 상승시킨다. 남하이박사(56.몽골수리기상연구소장)가 조사한 지난 40년부터 94년까지 고비사막의 기온 상승은 매년 섭씨 0.6~0.8도다. 특히 그는 이같은 강우량 감소와 기온 상승은 먼지와 모래바람 폭풍을일으키는 원인이라고 했다. 물기라곤 전혀없는 이 폭풍중 먼지바람이 황사다. 그 황사는 중국을 거치면서 산성비를 동반, 한국을 거쳐 멀리는 하와이까지 날아가 삼림등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황사는 진원지를 타클라마칸사막에만 두고 있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고비사막은 어느정도 중증에 시달리고있는가. 몽골자연보호성 고비담당아댜수렌씨(36)의 조사로는 76%가 경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20%는 중증이고3%는 심각하다. 나머지 1%는 곧 모래사막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을만큼 절실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해의 통계다. 91년과 비교해도 사막화의진전은 현저하다는 것이다.
더 구체적인 자료들이 있다. 고비사막으로 흐르는 강물이 지류가 되고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큰 강으로 치는 바이드라그강은 44개의 지류를 잃어버렸고 타츠강은 25개, 옹진과 투인강은 각각 15개의 지류를 잃어 버렸다. 호수또한 수난을 겪고 있다. 옹진 울란호는175㎢가 묻혀버렸고 오로그호수는140㎢, 짜간 샬호는 33㎢, 타찐 짜간호도 10㎢나 줄어들었다.만달고비 인근에만 해도 지난 42년 이후 60곳의 우물이 막혀 버렸고 160곳의 가축헛간들이 모래더미에 묻혀버렸다는 것이다.모래밭 이동이 엄청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물이 없어지는데 그치지 않는다. 지류가 없어지고 우물이 마르고 호수가 고갈되면 이에따라 생태계가 파괴된다. 그 파괴는 생물의 종을 줄게하고 일부는 이미 멸종되었는데 어느종이 멸종되었는지 아직 파악조차 하지못하고 있다. 몽골당국은 내년이면 국제적인 협조를 얻어 이같은파괴된 생태계를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고 하지만결과는 미지수다. 그만큼몽골은 아직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취약점을가진 나라다.
이같은 환경변화는 경작지마저 가만 두지 않는다. 땅을 척박하게 하고 땅심을 마구 없앤다. 몽골농업성의 바잉씨(56)는 전화통화에서 "지난 30년간경작지는 10배가 넘게 개간,숫자상으로는 136만ha에 이르지만 실제 곡물을생산할수 있는 면적은 120만ha이고 그나마 생산실적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땅의퇴화현상이 아주 빠르게 광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이들 경작지중 58.9%가 가벼운 퇴화현상을 보이지만 나머지는 눈에 띄게퇴화현상을 보인다"고 걱정하는 투로 말했다.
고비사막에서 돌아온 취재팀은칭기즈칸의 아들 이름을 딴 주치호텔에 여장을 풀며 몽골의 환경은 더욱 척박해지고 그것은 고비사막을 중심으로 자꾸번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무슨 뚜렷한 징조가 금방 눈에 드러나는것은 아니지만 게르주위의 열악한 환경이나 모래더미에 묻혀 바닥을 드러낸 강이며 회색빛 고비들. 특히 고비의 초원을 지날때면 반드시 경배를 해야하는 우리의 서낭당같은 의미의 오보(Obo.돌을 쌓아만든 일종의 숭배물)에는옛 초원의 돌 대신 콜라병이나 캔류가 제법 섞여있어 마치 몽골환경의 변화를 실감나게 했다.
분명한것은 고비의 사막화가 결국 자연의 큰 힘에의해 자연적으로 저질러지는 현상만이 아니라는 점이다.그것은 지구촌의 온갖 활동이 장시간에 걸쳐 저질러지는 인위적인 현상의 결과라는 점이다. 그래서 몽골인들은 더욱문명에 대해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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