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대구시내를 벗어나 칠곡으로 접어든지 20여분. 차선은 어느새 편도로 바뀌어져 있다. 그때까지 헤드폰을 끼고 잠자코 있던 옆자리의 아들녀석도 창문을 내리고 코를 벌름거린다.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이런 호젓한 시간을 내본적이 얼마만인가. 아내가 내주는 셔츠의 소매가 짧아지면 '어! 여름이네', 소매가 길어지면 '벌써 겨울이구나' 이런식으로 계절변화에 무관심하게 지내왔다.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을만큼 아득한 기억이 됐지만 그래도 아들녀석 나이때의 우리는 가을이 되면 추남(추남)이라 자부하며 괜히 분위기도 잡아보고 낭만을 찾곤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도통 그런쪽엔 관심이 없는것같다. 하긴 치열해진 경쟁사회, 시험홍수탓에 자연 그런 감정이 무뎌지기도 하겠지··.
길은 더욱 좁아지고 어느새 우린 가을 깊숙이 들어와있다. 하도 호젓해서드물게 지나가는 차들이 반가울 정도이다.
"어떠냐? 고속도로와는 또다른 맛이 나지?" "네, 하지만 돌아갈땐 고속도로로 가요. 제가 운전할게요"
그래, 이렇게 느긋하게 가을을느끼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한후엔 빨리 생활로 돌아가야하겠지.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면 멀지않은 곳에 이렇게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이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며온 몸으로 심호흡을 해본다. (대구시 남구 대명2동 1906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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