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는 유달리 여성운전자가 많다. 큰 평수 아파트가 거의없는 신도시엔30~40대 부부가 대부분으로 1가구 1차량이 보통이다. 결국 남편들이 아내들에게 핸들을 내줬다는 뜻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녀 통학.
칠곡2지구 동서타운에 사는 이경희씨(43.여)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애를 태워줘야 해 남편은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며 비슷한 처지의 주부가 같은 동에만10명 정도 된다 고 말했다.
신도시에선 자가용 등교 하지 맙시다 는 말을 꺼내기 힘들다. 중.고교가 너무멀어 버스를 탈 경우 두번 이상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인구 6만이 넘는 시지지구엔 중학교가 남녀 각 1개씩 뿐이어서 많은 학생들은남부정류장 부근 중학교까지 통학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아예 없다. 보성아파트의 김모군(14.중2)은 버스를 타면 학교까지 1시간 걸리기 때문에 아버지를 졸라자가용을 자주 타게 된다 고 했다.
칠곡의 경우 중학교는 남녀 2개교로 그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고등학교는 하나도 없다. 15만주민 가운데 고교생 이상은 매일 팔달교를 건너다녀야 하는 것이다. 성광고 1년 이모군은 버스를 갈아타다 보면 지각하기 십상이라 택시를 자주 탄다 면서 엄마가 운전면허증이 없어 다른 친구들처럼 자가용 등교도 어렵다 고 불평했다.
내년에 인구 7만6천명이 되는 대곡지구에는 지금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도 하나없다.
중.고교가 다른 지역 만큼 먼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은 심각한 교통체증과 콩나물 버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신도시 지역에는 중.고등학교가 늘어나는 학생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신도시가 겪고있는 교통난도 따지고 보면 통학 수요 영향이 크다. 자녀를 통학시키는 주부들은 안해도 될 집-학교-집 왕복을 반복해야 하고 아버지들도 학교를 거쳐 출근길을 서둘러야 한다. 교통량이 2배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속엔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들어있다.
대구시 교육청은 97년 칠곡지역에 구암고를 신설하고, 대곡지구에 중학교 2개를새로 열 계획이다. 또 특수지 학교 5개를 추첨배정학교로 전환시켜 내년부터학생들을 배정한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여전히 신도시의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이로 인해 가장 큰피해를 보는 쪽은 학생들이다. 버스를 타든, 택시를 타든, 자가용을 타든,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피로부터 쌓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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