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호 태풍 바이루 후보 등장 '제주도 스쳐 서일본 관통하나?'

7월 말~8월 초 '폭염 아니면 폭우' 전망에 변수 될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91W 열대요란(중간 노란 원). 왼쪽 7호 태풍 프란시스코와 8호 태풍 꼬마이는 26일 밤 기준 소멸한 상황이다. 오른쪽 9호 태풍 크로사는 일본 남동쪽 해상에서 북상 중이다. JTWC 홈페이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91W 열대요란(중간 노란 원). 왼쪽 7호 태풍 프란시스코와 8호 태풍 꼬마이는 26일 밤 기준 소멸한 상황이다. 오른쪽 9호 태풍 크로사는 일본 남동쪽 해상에서 북상 중이다. JTWC 홈페이지

7호 태풍 프란시스코, 8호 태풍 꼬마이, 9호 태풍 크로사 등 3개 태풍이 동아시아 일기도를 가득 채운 '트리플 태풍' 시기가 최근 이어지다 7·8호 태풍은 잇따라 소멸, 9호 태풍 크로사의 경우 일본 남동쪽 먼 바다를 이동하며 대한민국·대만·일본·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소멸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0호 태풍 바이루 후보가 26일부터 본격적인 감시 하에 놓였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는 26일 낮부터 91W 열대요란에 대해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을 Low(낮음)로 설정, 이동 경로와 발달 상황을 추적 중이다.

열대요란이 발달하면 열대저압부, 다시 열대저압부가 발달하면 태풍이 된다.

앞선 여러 태풍들이 '태풍의 고향' 필리핀 주변 바다에서 태어난 것과 비교, 91W 열대요란은 현재 북위 28.4도, 동경 133.2도 쯤, 즉 일본 오키나와 열도 북동단 바로 동쪽이자 일본 본토 큐슈와 시코쿠 바로 남쪽 해상에 위치해 있어 눈길을 끈다.

한여름 수온이 상승하며 태풍을 만들 수 있는 에너지 응집 등 태풍 생성 환경 역시 북쪽으로 확장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 감시 91W 열대요란(향후 10호 태풍 바이루 발달 가능성)
다중앙상블(GEFS) 모델 감시 91W 열대요란(향후 10호 태풍 바이루 발달 가능성)

▶아직 열대요란이기에 각국 기상당국의 공식 예상경로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 예측 변동성이 큰 다중앙상블(GEFS) 모델은 현재 위치에서 중국 상하이 일대로 서진을 했다가 C커브로 경로를 북동진으로 꺾어 제주도와 일본 큐슈로 향해 서일본 지역을 관통하는 수순을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에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등 고기압 세력들이 자리잡아 열돔을 강하게 형성, 올라오는 태풍들을 모두 튕겨내는 상황을 겪고 있다. 이어 같은 맥락에서 더는 북상하지 못하고 우회전을 할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10호 태풍 산산(2024년 8월 22~31일) 최종 경로. 기상청
10호 태풍 산산(2024년 8월 22~31일) 최종 경로. 기상청

참고로 비슷한 경로의 태풍이 지난해 여름 나타난 바 있다. 비슷한 C커브 경로를 밟아 서일본 지역을 관통해 오사카 인근에서 소멸했던 10호 태풍 산산(2024년 8월 22~31일)이다.

물론, 아직까지 91W 열대요란은 태풍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로도 발달하지 않은 상황이고, 이에 태풍이 되기 전에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

9호 태풍 종다리(2024년 8월 19~20일) 최종 경로. 기상청
9호 태풍 종다리(2024년 8월 19~20일) 최종 경로. 기상청

▶다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동쪽으로 물러나 '빈 틈'이 보일 경우, 지난해 여름에 이례적으로 제주도 서쪽 바다를 거쳐 서해안에 바짝 붙어 북상, 서울 북쪽 황해도까지 올라가 소멸했던 9호 태풍 종다리(2024년 8월 19~20일)와 닮은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즉, 야구가 투수 놀음이라면, 태풍 북상은 북태평양 고기압 놀음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태풍은 주로 북태평양 고기압 서쪽 가장자리를 마치 레일처럼 타고 북상하는데, 이 레일이 한반도에 놓이는 시기가 가을이다.

통계상 아직은 태풍의 한반도행 확률이 높고 그 위력도 강한 '가을태풍' 시즌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수증기를 한반도에 유입시켜 폭우를 만들 가능성 등 간접 영향 조짐을 계속 따져봐야 한다.

특히 기상청은 앞서 7월 말~8월 초 한반도 주변 기압계 전망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현재 자리를 굳힐 경우 폭염 지속, 동쪽으로 물러날 경우 폭우 가능성을 전망했는데, 여기에 91W 열대요란 내지는 10호 태풍 바이루가 변수가 될 지 시선이 집중된다.

기상청 7월 말~8월 초7월 말~8월 초 기압계 전망
기상청 7월 말~8월 초7월 말~8월 초 기압계 전망

바이루(Bailu)는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중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중국어로 하얀 사슴(白鹿)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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