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6일 북한을 탈출, 귀순한 김경호씨(61) 일가족과 사회안전원 최영호씨 등 17명은 9일 오후 5시15분 대한항공 618편을 이용해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
지난 16일동안 머물던 홍콩 상수보호감호소를 떠나 오후 1시께 항공기에 탑승한뒤 오후 5시45분김포공항 국제선 제2청사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무사히 '자유의 땅'에 도착했다고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
김씨 일행은 취재진들의 사진촬영 및 질문공세에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유를 찾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44일간의 기나긴 탈주기간에도 불구하고 지병인 중풍으로 거동이 다소 불편하고 언어소통이 부자유스러운 김씨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걸어나온 것을 제외하면 어린이 5명을 포함한 가족 모두가 다소 남루한 옷차림에도 건강하고 밝은 표정.
이들은 20여분동안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눈 뒤 단체 사진촬영에 응한 뒤 오후6시께 귀빈실을통해 의전주차장으로 빠져나가 귀순자들에 대한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귀순동기 등을 조사받고귀순절차를 밟기위해 관계당국 합동신문소로 향했다.
○…북한을 탈출한지 44일만에 한국에 도착한 김씨는 감정이 북받치는 목소리로"가족이 모두 무사히 한국땅에 도착해 너무나 감격적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탑승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환영나온 일가족과 관계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뒤 손에손을 잡고 "가족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동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
그러나 김씨는 거동이 불편한 탓인지 손을 절반 정도 밖에 들지못했으나 그래도 환한 얼굴로 자유의 품에 안긴 기쁨을 만끽.
한편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중국대륙을 횡단한 넷째딸 명순씨(28)는 긴장이 풀린듯 어머니의 손을꼭잡고 남편 김일범씨(28)에게 기대는 모습.
○…이날 2층 로비에는 김씨의 맏형 경태씨(70·서울 은평구 대조동)와 아들 흥석씨(33), 김씨의둘째형 김경백씨의 미망인 김원순씨, 딸 선옥씨(40), 인옥씨(36), 김씨의 막내 김경희씨(사망)의 부인 박금자씨(53), 딸 김선미씨(29) 등 8명이 2시간전부터 대기.
그러나 우선 김씨와 최씨 양가에서 뽑힌 7명이 탑승구까지 나와 이들과 감격의 상봉을 했다.○…공안당국은 이날 김씨 일행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간단한 기자회견과 사진촬영장소를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17번 출입국장에 마련.
불과 20여평에 불과한 출입국장에는 김씨 일행의 가족과 50여명의 기자들, 관계자 등 80여명이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공항 안팎에는 방송사 중계차 10여대와 1백50여명의 취재진들이 모여 열띤 취재경쟁.○…공항경찰대는 이날 전경 5개중대 1천여명의 병력을 동원, 경비에 만전.
특히 김씨 일행이 공항을 나서는 2청사 의전주차장앞에서는 2백여명의 경찰이 두줄로 도열해 일반인들의 접근을 봉쇄한 채 길을 만들기도.
○…정부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도 김씨 일행이 이용할 항공기편을 숨기는 등 보안에 극도로 신경.
당국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아시아나기 이용을 검토중", "국적 항공기가 아닌 외국기를 이용할수 있다"고 역정보를 흘리는 한편 일행의 신변안전을 위해 항공기 탑승자 명단에서 이들의 명단을 모두 가명으로 기재하는 등 보안에 안간힘.
또한 일행의 탑승위치도 이코노미석(일반석)의 여러 곳으로 분산시켜 정확한 탑승위치는 알수 없도록 하는 등 보안에 신경.
김씨 일행을 수송한 대한항공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송 항공기에 화물도 싣지 않고 운항했다"고 은근히 자랑.
대한항공측은 김씨 일행에게 기내식으로 중국식 야채를 곁들인 닭고기 요리와 감자를 곁들인 쇠고기, 볶음밥 등을 제공했는데 김씨 일행은 모두 볶음밥을 깨끗이 비웠다고 전언.○…한편 김경호씨 일가 등 북한주민 17명이 9일 오후 서울로 출발한다는 예상보도가 있자 홍콩카이탁 공항 대한항공 출국수속 창구에는 차이나 사우스 포스트 등 외신기자들도 나와 사실 확인에 나서 이번 사건에 쏠린 국제적인 관심을 반영.
○…홍콩 카이탁 공항은 17명의 북한주민을 수송하는 도중에 있을지도 모르는 테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 탑승수속이 진행되기 몇 시간전부터 휴대 수하물 등의 재검사를 실시한다는 안내문을붙이고 3중 4중의 보안검색을 실시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
공항 보안요원들은 이날 탑승자 전원을 대상으로 출국장 입구의 X-레이 투과 검사에 이어 별도로 마련한 수하물 검사장에서 휴대품을 하나 하나 꺼내 내용물을 확인하면서 가스라이터 등 위험물품을 모두 회수.
그러나 승객들 대부분은 3중 4중의 보안검색이 김씨 일가 등 북한주민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필수 불가결한 조치라는 설명을 전해듣고 "그런 일 때문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생명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김씨가족들의 용기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씨 일가등 탈북자들은 지난 7일 홍콩 상수수용소에서 우연히 자신들에 관련된 기사가 나온홍콩신문을 본 뒤 안전하게 서울로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몹시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는 후문.
이 때문에 이들은 비행기 탑승 직후에는 좌석 기내 식탁에 엎드린 채 잠을 청하거나 냅킨 등으로입을 가리고 한 때 몹시 괴로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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