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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97 일지로 되돌아본 1년-희망의 징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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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얼룩으로 가득했던 한 해. 그러나 그 사이로 새싹을 틔우는 노력이 있었다. 어려울 땐 어려운 대로, 아플 땐 아픈 대로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이웃이 있었다. 그래도 '살아볼 만한 세상'임을깨우치던 많은 일들. 시민들은 드물잖게 가슴 뭉클함으로 눈시울을 훔쳤었다.

1월이 시작되면서 경기불황의 예고탄이 쏟아졌으나 어려운 이웃을 그냥 넘기는 일이 없었다. 백원짜리를 내는 아주머니에서 1백만원 이상의 목돈을 내놓는 기업체 사장까지 한사람 한사람이 삶의동반자였다. 김남규군, 박재영군, 조영호군, 승훈군… 많은 불우이웃에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수성구 팔현마을이 철새 번식지로 전국 최대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자연의 숨소리에귀를 기울였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나 남아있을 뿐이리라던 산 짐승 모습을 앞산 노루와 너구리가 다시 보여줬다. 몇 컷의 사진에 시민들의 환호가 잇따랐고 자연스레 신천을 생태벨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사랑의 컴퓨터 보내기 운동. '꿈을 키우는 세상'이란 이름으로 고아원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중고컴퓨터를 보내자는 움직임이 매일신문과 시민단체에서 일었다. 60여대를 보급한 뒤엔 택시기사, 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무원들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내년 초 1백여대의 586급 컴퓨터가 다시 아이들의 품에 안긴다.

왜소증 최문숙씨의 인간승리, 신국채보상운동 열기, 외제 안쓰기 운동 확산 등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아름다운 이야기가 신문 구석구석을 꾸몄었다.

며칠 후면 98년. 앞을 가눌 수 없는 현실이 가슴을 짓누른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내일. 어려울수록 사랑이 필요한 것. 더욱 따뜻한 가슴으로 내년이 채색되리라 모두들 기대하고 있다.〈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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