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살로 된 감옥에 갇혀버렸다. 키 167㎝, 몸무게 28㎏라는 가냘픈 육신에.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롭게 걸어 다녔던 게 언제였더라. 신발 내피를 짓누르는 감각도 잊었다.
앙상해진 두 다리론 서지도 못했다. 허리는 'ㄱ'자로 굽었다. 근육이 붙어야 허리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치아가 모두 빠져 음식을 삼키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음식을 갈아 먹어도 자꾸만 토해낸다. 몸을 회복하기 위한 기본조차 내 몸은 허락치 않았다.
지금도 병원 천장과 병상의 틈새에서 숨만 쉬고 있다. 새하얀 천장 위에 엄마의 얼굴이 그려진다. 집에 혼자 있을, 약하고 병든 우리 엄마.
당장 집으로 달려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이 몸으로는 도저히….
◆가난·폭력…꿈마저 지워져
대구에서 3남매 중 장녀인 김수형(가명·52) 씨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폭력의 연속이었다. 막노동을 하던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어머니와 동생들을 때렸다. 아홉 살 때 처음 맞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중학교 2학년 무렵에는 술에 취한 아버지가 칼을 들고 "다 같이 죽자"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꿈을 꾸기엔 형편이 너무 어려웠다. 하루라도 빨리 취직해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었던 수형 씨는 상업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졸업 후에는 회사 경리와 공장 조립 일을 하며 번 돈 족족 가족의 생활비로 보탰다.
독립도 포기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곁에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수형 씨는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해 온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파킨슨병과 고혈압,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그의 삶이었다.
◆모든 것을 앗아간 병
약 15년 전 처음 결핵을 앓은 뒤 삶은 달라졌다. 두 번째 결핵까지 겪은 뒤에는 "결핵 환자"라는 이유로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이후 병원을 오가는 생활이 시작됐다. 8년 전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허리는 점점 굽었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근육이 급격히 줄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과 영양결핍까지 겹쳐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반복됐고, 욕창까지 생겼다. 지금은 식사와 배변, 씻기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체중을 잰 것은 약 4년 전이었다. 당시에도 몸무게는 28㎏. 지금은 그보다 더 줄었을 것이라고 한다.
허리를 펴는 수술을 받고 싶지만 골다공증과 심각한 근육 감소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 몸을 회복하려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지만,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 힘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폐렴과 폐·간에 복수가 차는 증상으로 다시 입원했다. 혼자 움직일 수 없어 119의 도움을 받았다.
현재 수형 씨와 어머니의 월수입은 기초생활수급 생계비와 기초연금을 합쳐 120여만원이 전부다. 개인 간병비는 하루 15만원에 달하고, 월 의료비도 50만원가량 들어간다. 과거 가족의 병환으로 생긴 빚 1천만원도 아직 남아있다.
◆병상에서도 어머니 걱정뿐
수형 씨가 입원하면서 집에는 파킨슨병을 앓는 어머니가 홀로 남았다. 낮에는 주간보호센터에 있지만 밤이면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입원 전에도 그의 생활은 7평 남짓한 집 안방이 전부였다. 다섯 걸음 거리의 부엌조차 안전봉을 붙잡고 겨우 이동했다. 행정복지센터 돌봄 인력이 찾아와 식사와 병원 이동을 도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장애인 이동지원과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에서도 제외돼 모녀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가 되찾고 싶은 것은 특별한 삶이 아니다. 스스로 일어나 걷고, 아픈 어머니 곁에 다시 설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다.
수형 씨는 건강해지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대로 걸어 다니고 싶어요. 화장실도 혼자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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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대가족 생계 짊어진 김은선 씨에 2,691만원 전달
끝이 보이지 않는 병마 속에서 아홉 식구 생계를 짊어지고 있는 60대 김은선 씨(매일신문 7월 21일 12면)에게 2천691만5천7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문심학 40만원 ▷변정기 5만원 ▷임경숙 4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문교식 2만원 ▷신종욱 2만원 ▷이경희 2만원 ▷최은서 2만원 ▷최정원 2만원 ▷김종식 1만원 ▷배상영 1만원 ▷이서영 1만원 ▷이현민 1만원 ▷정혜원 1만원 ▷이장윤 6천원 ▷양태자 5천원 ▷조철제 5천원 ▷심금자 1천원 ▷'잔액으로돕자' 3천597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정선아 씨에 2,143만원 성금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아들의 꿈만큼은 꼭 지켜주고픈 가정폭력 피해자 정선아 씨(매일신문 7월 28일 11면)에게 42개 단체, 108명의 독자가 2천143만9천145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박찬종)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새화성약국(박경옥) 2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정병일손해사정사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탐라기계(김진근)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화원모니카(임영선)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포메인북수원점(이선희)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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