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국 인니 모라토리엄 선언하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일부 국가가 외채상환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면 우리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민간경제연구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가 모라토리엄을선언하면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은 물론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큰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특히 동남아지역에 대한 우리의 수출의존도와국내기업들의 현지투자 등을 감안하면 동남아외환위기는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 산업계의 진단이다.

실제로 동남아 지역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전경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지난 96년 수출 1백21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0%%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수입은 52억달러로 69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전체 무역수지 개선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들 4개국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현지 직접투자잔액도 17억9천6백37만달러(96년말 기준)로 전체해외투자잔액 1백37억5천6백만달러의 13.1%%에 달하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수주액은 96년에만 81억6천만달러로 수주액의 74%%를 차지했다. 이밖에 은행, 종금사 등 국내 금융기관들의 이들 4개국에 대한 여신규모는 1백54억9천만달러(96년 기준)로 전체 전체 해외여신의 30.9%%를 차지한가운데 종금사들의 경우 해외여신의 절반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에 따라 동남아지역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게 되면 현지투자와 여신은 당장 묶이게 되고 수출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민간연구소들은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동남아지역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현지에서받아야할 채권이 동결되거나 대금회수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지사업에서 손을 떼고 철수를 하려 해도 해당국가들이 폐쇄경제로 접어들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렵게될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동남아지역의 내수위축으로 동남아 수출의존도가 높은국내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국가 차원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아니더라도 현지 민간기업들이 대거 채무지급불능(파산) 상태에빠지게 되면 현지 내수시장을 겨냥하고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파산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전망하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 외에 간접적인 충격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금융기관들이 한국에대해서도 동남아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고 대출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현지에서 막대한 환차손을 입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국내기업을 상대로 대출금 회수, 신규대출 중단 등의 방법으로 손실을 만회하려 들면가뜩이나 어려운 시중자금사정이 더욱 나빠져 기업들의연쇄도산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 주요 경제단체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전경련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이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게 되면 IMF체제로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경제 전체가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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