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과 대구시의회와의 관계가 급랭, 시의회 사무처직원들이 '처신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분위기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뒤 집행부와 그 견제세력인 의회로서의 관계를 넘어선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것이다. 이런 긴장은 문시장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외자3억달러를조기상환하라는 요구가 7일 대구시에 전해지면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5일에 이은 6일에도 시의원들은 문시장을 상대로 3억달러 외자도입을 추궁했다. 도입한 이율과 은행에 맡겨둔 이율의 차이는 얼마이며 현재 환차손은 얼마인가 등등. 문시장은 "5일에도 소상히 답변했지만···"을 반복하면서 인내심있게 설명해 나갔다. 의원들의 보충질문이 계속됐다. 아무도예견못한 IMF사태, 그러나 외자도입은 불가피하다는 문시장의 주장에 의원들은 "손해본 것은 인정하고 어려움을 공개하라"고 반박을 한 것이다.
이들간의 관계가 한랭전선을 형성한것은 지난해 12월 98년도 예산안을 다루는 예결위에서였다. 당시 시의회는 국가적 경제위기 사태하에서 모든 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대구시가 예산안 세입으로 계상한 2억달러(1천8백억원)를 허가하지 않았다. 시의원들은 "당시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상승했고 집행부에서도 2억달러 삭감을 은근히 요구해왔다"며 "시의회에서 몇차례 논란을 벌일동안 문시장은 외면해오다 예결위 마지막날 뒤늦게 재고를 요청해왔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문시장은 97년도 시의회 본회의 마지막날 예산총회장 자리에 출석하지 않았고 시의원들은 "아무리 행사가 중요하지만 너무한다"는 불평을 했었다. 이어 지역경제계에서부터 예산안심사를 반대하는 광고가 잇따랐다. 주변에서는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문시장이 2억달러 외자도입이 무산되면서 재선을 앞두고 내세울 치적이 없어진 탓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문시장은 신년사에서 IMF시대를 종식시키고 대망의 2000년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단합이 중요하다며 "대구를 이끌어가는 사회지도층 자리에는 반드시 자격있고 능력있는 지도자들이 적재적소에 앉아야 한다"고말하기도 했다.
문시장의 얘기처럼 문시장이 2백50만 시민으로부터 선출된만큼 시의원들도 모두 선출된 헌법기관이라는 자존심이 있다. 또 경제문제만 하더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수가 있다. 설득하는 방법도 다를수가 있다. 온나라가 IMF를 벗어나려 안간힘이다. 더구나 대구시는 3억달러를 상환해야한다. 문시장의 얘기처럼 힘을 합해야 한다. 방법은 무엇이든 좋다. 지금 시민들은 서로 화합하고 그래서 같이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가 중요하지 않다.더구나 6월이면 시장이나 시의원들 대부분이 시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대타협을 기대한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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