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김동수 3등서기관 일가의 망명은 식량난을 비롯한 북한내부의 동요가 예상보다 훨씬더 심각함을 말해주는 사건이었다. 더욱이 그는 북한사회의 최상위그룹인 외교관 신분인데다 근무처 역시 식량문제를 다루는 이탈리아 로마소재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북한대표부 소속 직원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북한당국은 최근 수년동안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면서 유엔산하기구인 FAO와 세계식량계획(WFP)에 매달려 식량지원을 위한 총력외교를 펴왔으나 기대치에 부응할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서기관만 해도 세계속에서 북한의 식량문제를 다루면서 도저히 헤어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핵심 엘리트 신분을 버리고 탈북한 것으로 보아 지금 북한은 단순한 식량난 사태를 넘어 지도층에 대한 체제불만이 보통으로 심각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북한의 체제동요현상은 과거에도 심심찮게 제기되어 왔으나 주체사상의 권위자인 황장엽씨가 망명한후 훨씬 더 심해지고 있다. 91년부터 현재까지 탈북에 성공한 4건의 외교관 망명에 자극받아상당수의 해외공관근무자들이 망명사실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판문점에서 경비임무를 맡고있던 심리전 장교가 공동경비구역을 넘어 귀순한 것도 북한의 내부동요의 심각성을 반증해 주는 예라고 말할수 있다.
현재 북한은 김정일이 총비서로 취임한 이후에도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공관 운영비를 지급하지 못해 외교관들이 세계 도처에서 마약 밀수에 손대고 있다. 또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고 있어도 그나마 양이 적은데다 구호식량까지도 군량미로 전환하느라 배급량은 절반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김서기관의 전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양에 다녀온 FAO 북한대표부 대사는 역주변과 길거리에서 굶어죽은 아이들을 보았다고 한다. 평양이 이 지경이니 배급체계가 무너진 시골로 들어가면아사자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마침 이번에 망명한 김서기관은 94년부터 FAO에 근무해온 엘리트 관료이니만치 정부는 그가 알고 있는 북한의 식량사정과 지원된 식량의 분배과정에 관한 정보를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정확한판단자료로 삼아 지원할 것은 적극 지원하고 끊을 것은 끊는 확실한 정책을 펴주기 바란다.북한의 식량사정은 앞으로 호전될 기미가 없고 독일의 언론들은 기아에 못이긴 북한주민 6백50만명의 탈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는 김서기관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쌀 지원문제를비롯한 대북정책을 보다 합리적으로 수립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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