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류따라 이익따라…"철새정치인 봇물

중앙·지역정가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의 당적 바꾸기가 극심하다.

당선 당시 소속정당을 기억했다가는 망신당하기 십상일 정도로 많은 정치인들이 이당,저당을 혼란스럽게 옮겨 다녀 무소신의 대명사인 '철새정치인'들이 양산되고 있다.

이들은 나름대로 당적변경의 '불가피'한 사유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당초의 당적에서 뽑아준 유권자들을 얼마나 납득시키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무소속으로 있던 상당수 정치인들이 지난 대선 직전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대변동이 빚어졌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패배하자 일부는 여권인 자민련으로 가기 위해 다시 뛰어나오는 촌극도 빚었다.

이같은 당적 옮기기는 중앙정계 개편조짐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등을 중심으로 당선후 지금까지의 당적변동 사항을 점검해본다.〈편집자 주〉

▨대구지역 국회의원

총 13개 선거구. 지난 총선당시 자민련 8곳, 한나라당(신한국당) 2곳, 무소속 3곳이 당선됐으나 지금은 자민련 5곳, 한나라당 8곳으로'깃발'이 바뀌었다. 박준규(朴浚圭·중구), 김복동(金復東·동갑), 이정무(李廷武·남구), 박철언(朴哲彦·수성갑), 박구일(朴九溢·수성을)의원 등은 지난 95년4·11총선당시의 당적인 자민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반면 자민련으로 당선됐던 이의익(李義翊·북구갑), 안택수(安澤秀·북구을), 박종근(朴鍾根·달서갑)의원 등은 대선 기간전인 11월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또 무소속으로 당선된 서훈(徐勳·동갑)의원과 백승홍(白承弘·서갑)의원, 이해봉(李海鳳·달서을)의원 등도 시류(時流)를 따라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총선당시자민련과 무소속 바람속에 강재섭(姜在涉)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신한국당)으로 어렵게 당선됐던김석원(金錫元)전의원의 사퇴로 치러진 지난 4·2보선은 여전히 한나라당 후보인 박근혜(朴槿惠)씨가 당선됨으로써 당적부분은 동일. 결국 13명의 의원중 절반에 가까운 6명이 당적을 변경했다.▨경북지역 국회의원

총 19개 선거구로 지난 총선에서는 신한국당이 11석, 자민련 2석, 민주당 1석, 무소속 5석의 구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신한국당 후신인 한나라당이 16석, 자민련 3석으로 변해 있다. 이상득(李相得·포항남-울릉), 임인배(林仁培·김천), 김윤환(金潤煥·구미을), 박헌기(朴憲基·영천), 이상배(李相培·상주), 주진우(朱鎭旴·고령-성주), 장영철(張永喆·군위-칠곡), 김찬우(金燦于·청송-영덕),김광원(金光元·영양-봉화-울진)의원 등 9명은 신한국당으로 당선돼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면서 그대로 당적을 유지.

또 자민련으로 당선된 김종학(金鍾學·경산-청도)의원도 현재까지 당적을 유지중. 반면 총선 당시무소속으로 당선된 김일윤(金一潤·경주갑), 임진출(林鎭出·경주을), 권정달(權正達·안동을), 박시균(朴是均·영주)의원 등은 신한국당에 입당해 지금의 한나라당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신한국당으로 당선된 박세직(朴世直·구미 갑)의원은 최근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다.

한편 총선당시 무소속으로 당선된 허화평(許和平·포항 북)의원이 12·12사건 등으로 유죄를 받음에 따라 치러진 지난해 7월 보선은 여전히 무소속 박태준(朴泰俊)씨가 당선. 그러나 곧바로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탔다. 신한국당 황병태(黃秉泰)의원의 한보사태 관련 유죄판결로 지난 2일, 보선이 치러진 문경·예천에서는 신영국(申榮國)의원이 당선됨으로써 그대로 당적이 옮겨졌으며 총선 당시 김종학의원과 함께 자민련으로 당선됐던 김화남(金和男)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2일 재선거가 이뤄진 의성에서는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후보가 당선. 총선 당시 민주당으로 유일하게 당선된 권오을(權五乙·안동갑)의원은 신한국당과 민주당 통합에 따라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당적이 한나라당으로 변경됐다.

▨대구시장·구청장·군수

지난95년 6·27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대구시장과 8명의 구청장·군수중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까지 당적을 바꾼 기초단체장은 모두 4명이다.

무소속으로 당선된뒤 지난해 12월 대선기간중 한나라당에 한꺼번에 입당했던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을 비롯,이명규(李明奎)북구청장과 황대현(黃大鉉)달서구청장,양시영(楊始榮)달성군수가 당적을 바꾼 사례.

또 중도사퇴한 한나라당의 강현중(姜玹中)전중구청장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당선 당시의 당적을그대로 유지하는 단체장은 모두 4명.

이 가운데 이의상(李義相)서구청장과 김규택(金圭澤)수성구청장은 신한국당에서 당명이 바뀐 한나라당을 고수하고 있고 오기환(吳基煥)동구청장은 자민련 당적을 갖고 재출마 준비중이며 이재용(李在庸)남구청장은 여전히 무소속을 고수하고 있다.

▨대구시의원

대구시의원 41명중 지금까지 한번 이상 당적을 이동한 시의원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24명에 이르며 이중 두번씩이나 소속을 바꾼 의원은 3명이었다.

이들 시의원들의 당적 이동은 지난해 12월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무소속의원들의 무더기 한나라당입당과 올해 4·2 재·보선과 맞물려 이뤄진 부분적인 자민련 입당 및 한나라당 탈당에 따른 것.오남수의원 등 14명은 지난 대선기간중 무소속을 버리고 한나라당에 몸을 실었으며 우승기의원등 2명은 무소속에서 한나라당에 입당한후 다시 무소속으로 돌아갔다.

또 조진해의원은 6월지방선거에서 남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며 무소속에서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고 노재헌의원 등 2명도 대선기간중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정하삼의원은 자민련을 버리고 무소속을 고수중이고 6월선거에서 달성군수 출마준비중인 서보강전의원은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갔다 다시 무소속으로 돌아섰다.

또한 김필규의원 등 한나라당소속 2명의 시의원은 올들어 무소속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상연대구시의장도 최근 한나라당에서 떨어져 나가 자민련에 입당했다.

한편 윤종대의원은 민주당 몫의 비례대표로 있다 민주당과 신한국당이 대선을 앞두고 합당하는바람에 본의아니게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이동한 사례가 됐다.

▨경북 시장·군수

경북도내 23개 시·군 기초단체장 가운데 6·27지방선거 당선후 지금까지 당적을 바꾼 이는 모두 14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임기 3년동안 당선 당시 당적을 그대로 지킨 단체장이 9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중 무소속으로 당선됐다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초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에 입당한 단체장이 12명이나 됐다.

가장 많이 바꾼 이는 박기환(朴基煥)포항시장. 민주당으로 당선된 뒤 합당으로 한나라당 당적을지니게 됐다가 최근 탈당, 자민련에 들어갔다.

그다음은 정해걸(丁海杰)의성군수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들어 갔다가 4·2 재선기간중 탈당해 다시 무소속으로 돌아갔다.

김학문(金學文)문경시장은 4·2 보선기간중 한나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한 경우. 박, 김 두시장은 대선결과 여권으로 등장한 자민련에 들어가 지방선거를 앞둔 발빠른 행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북 도의원

6·4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사퇴한 이를 포함해 당적변동 의원은 28명으로 전체 92명의 30%가 넘는다.

이중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합당으로 한나라당 당적을 갖게된 현해봉(玄海鳳·비례대표), 배복순(裵福順·비례대표) 두 의원처럼 타의에 의해 불가피하게 당적이 바뀐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모두26명이 3년 임기중 이당, 저당을 옮겨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입당한 의원이 18명으로 가장 많다. 대부분 지난 대선직전 입당한 게 특징.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다가 대선후 자민련에 간 의원은 4명이다. 특히 김수광(金秀光·영덕), 김기인(金基寅·예천)전도의원은 기초단체장 출마를 위해 당적을 바꿨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들어갔다가 국민신당으로 옮겨 당적을 3번 바꾼 다음 결국 임기를 3개월여 남겨 놓은 지난 4일, 시장출마를 위해 국민신당을 탈당, 다시 무소속으로 탈바꿈했다.

〈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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