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필드'는 75년부터 79년까지 미증유의 대량학살이 자행된 캄보디아를 말한다. 84년 미국 할리우드가 제작한 같은 이름의 영화를 통해 그 참상이 세상에 새삼 널리 알려지면서 고유명사처럼쓰여져왔다. '킬링 필드의 연출자', '캄보디아의 학살자'로 일컬어지는 미치광이 살인마 폴 포트가15일 마침내 심장마비로 죽었다.
▲75년 크메르 루주군을 진두지휘하며 프놈펜에 입성한 그는 자유경제체제를 말살하고 물질문명을 닥치는대로 파괴했다. 이상적 '농민천국'을 구현한다며 도시인을 농촌으로 강제로 이주시키고,화폐와 사유재산, 종교의 자유를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론놀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지식인·정치인·군인 등 캄보디아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2백여만명을 무자비하게 살육했다.'국민 개조' 명분 아래 노동자·농민·부녀자·어린이까지도 닥치는대로 살해했다.▲킬링 필드의 처참한 현장인 프놈펜 외곽 '중엑'이란 마을의 6천여평에는 1백여개 구덩이에서 9천여개의 해골이 발굴됐다. 죽창에 찔리고 총이나 쇠곤봉으로 타살당한 시체들이 뒤엉킨 채 매장돼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뻔뻔스럽게 "킬링 필드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세상을 더욱 경악케 하기도 했다.
▲그는 75년 친미 론놀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했으나 79년 친베트남 세력에 밀려난 뒤, 자신의부하들 반란으로 종신형을 받고 연금됐었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한 잔혹한 극좌모험주의자의죽음이라는 개인적 의미를 넘어 20여년간의 분쟁과 반목의 땅 캄보디아에 '피의 시대'가 일단 막이 내렸음을 예고한다. 권좌에서 물러난 뒤에도 게릴라 활동을 지휘하며 정신적 지주로 군림해오던 크메르 루주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폴 포트와 같은 반인륜적 범죄자가이 세상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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