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기한 동물이야기-토끼의 보호색

한국의 산야에서 야생의 포유동물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 되었으나 그나마 볼 수 있는 것이앙증맞고 귀여운 토끼이다. 덤불속에서 갑자기 뛰쳐나와 잠시 멈춰있다 다른 덤불속으로 뛰어들어가는 토끼는 선한 눈에다 뒷다리를 크게 차올려 인사하는듯한 모습으로 애교스러움을느끼게 한다. 토끼는 나무에 오르지 못하며 헤엄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날카로운 이빨이나 발톱도 없어 적을 만났을 경우 오로지 줄행랑쳐 위기를 모면하는 수 밖에 없다. 지상에서는 맹수나 뱀에게 위협받고 하늘로부터는 독수리, 매등의 공격대상인 토끼는 약한 존재이기만 한데 달려서 도망치는 방법이전에 보호색이라는 1차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집에서 기르는 토끼는 일년 내내 흰털로 덮여있고 산에서 뛰노는 토끼는 한겨울에도 다갈색의 체모를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일본 북부지방의 토끼는 겨울에는 순백색의 털로 덮여있고 여름에는 다갈색의 털갈이를 한다. 흰 눈과 같은 색깔을 띠거나 바위와 같은 빛깔의 털로 몸을 계절색에 맞추면 아무리 시력이 좋은 동물이라도 발견하기 어려우며 바로 옆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토끼가 보호색을 가지게 되는 것은 기온 변화나 주위 색채 때문이 아니라 일조량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흰 색의 토끼를 상자속에 넣고 실험을 실시한 결과 기온을 떨어뜨려도다갈색으로 바뀌지 않는다. 또 다갈색의 토끼를 상자 속에 두고 벽면을 흰 색으로 만들어놓아도 흰 털로 털갈이를 하지 않는다. 즉 토끼는 주변의 색채, 기온등과는 관계없이 태양의명령(?)에 의해 털 색깔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6월의 하지를 고비로 낮의 길이가 점차 줄어들면서 추분이 지나면 줄어든 일조량이 토끼의 뇌하수체나 갑상선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탈모가 일어나고 다갈색 털은 흰털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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