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으로 고통스런 투병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길지않은 삶의 여정을 마치고 8일 하늘로 돌아간 박정우(45·계명문화대 건축학과)교수가 주변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
지난해 갑상선암에다 말기위암 진단을 받고서도 결코 교단을 비우지 않았던 박교수. 가족들과 친구들이 말려도 "내 몸 아프다고 제자들 가르치는데 소홀하면 안된다"고 듣지않았다. 일주일의 반은 병실에서 반은 학교에서 보내느라 매주 입·퇴원을 되풀이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방학직전까지 기본수업시간 10시간을 꼭꼭 채웠다.
대구시립미술관 건립기획단 실무위원으로 시립미술관에 대단한 애착을 가졌던 그는 기획단회의에빠짐없이 참석하며 열성을 보였다. 병상에서도 기본계획안의 뼈대를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지난해 11월26일 제2차 자문위원회의에서는 외국 유명미술관들을 슬라이드로 설명하는 시연회를 직접맡았다. 드디어 지난 5일 미술관건립계획안 통과 소식을 듣고는 모처럼 미소를 지어보였다.등단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시인이었다. 병상에서도 끊임없이 시를 썼다. 그렇게 해서 모인 시가180여편. 시인 권택명씨는 "시적 테크닉은 다소 미숙하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심정을 진솔하게그려내 잔잔한 울림을 준다"며 유고 선정에 나섰다.
한국건축가협회 대구지회는 그가 운명하기 하루전 지역건축문화에 공헌한 그의 노고를 기리기 위한 공로패를 병상에서 수여했다. 김무권지회장은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마흔다섯번째 생일인 지난 6일을 넘기면서 급격히 병세가 악화, 사랑하는 이들을 남기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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