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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어떤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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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어제 모처럼 형님께서 출연하신 연극 잘 봤습니다. 그래 상경(上京)은 잘 하셨습니까? 오늘제가 이렇게 전화를 드린 것은 지난 밤 형님 면전에서는 차마 드릴 수 없었던 응어리가 있어서입니다.

형님께서도 잘 아시는 바처럼 저는 수년전 모 일간지에 '어른들은 다 어디 가셨나'라는 짧은 글을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 제목을 표제(標題)로 삼아 책자를 펴내기도 했구요. 연세드신 관객들이 연극 무대를 잘 찾지않는 사실을 아쉬워하며 노년 및 장년 관객들도 젊은이들 못지 않게 극장을 찾아야만 연극이 발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제 형님께서 출연하신 연극의 객석엔 제 나름대로의 표현인 '어른'들로 대만원을 이뤄 여간 기쁜게 아니었습니다.

예? 본론을 얘기하라구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올리자면 왜 자꾸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일을 하느냐 이 말입니다.

물론 어제 제가 본 형님의 연극 '신파극'이나 '악극'에 관객이 많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보면 무척고무적인 일이긴 합니다.

허지만 그렇고 그런 비슷비슷한 줄거리에다 과장된 연기로 일관되고 결말이 너무나 뻔한 신파극이나 악극이 우리 연극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물론 악극과 신파극의 르네상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니겠지요?

네? 뭐라구요? 효도 관광도 있는데 효도 관극이 없으란 법이 있느냐구요?

좋습니다. 그런데 연극의 질을 하향조정하는데 일조를 한다거나 돈이 예술의 격조보다 더 소중하다는 얘기는 안 하시는군요. 3분 통화라구요? 벌써 그렇게 됐나요? 그럼 오늘은 이만 끊겠습니다.〈대구시립극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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