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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폐허 속에 핀 재기의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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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불의의 화재로 22평짜리 조립식 주택과 가재도구 등을 몽땅 태워 망연자실했던 박일조(朴日助.59)씨 가족들.

이제 마을 주민들의 정성이 한데 모아져 새로 집을 마련하고 있다. 헛간채에 임시로 방을 만들어생활하고 있는 박씨와 박씨의 부인 권순이(59)씨는 "너무 고마워서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영농교육 등으로 가족들이 집을 비우고 노모(87) 혼자서 집을 지키다가 화재를 당해 숫가락 한개도 건지지 못했다.

약간의 논농사와 연초 경작으로 어렵게 살면서 부인 권씨가 품팔이 등으로 3년간 적금을 들어 화재를 당하기 3일전 100만원을 찾은 것이 기쁘기만 해 한푼 써보지도 못하고 보물처럼 간직했다가재로 날린 것이 마냥 아쉽기만 하단다.

특히 중.고생인 세 자녀의 교과서와 학용품까지 몽땅 태워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마을 이장 박병하(47)씨 등 36가구 주민들은 박씨가족 돕기를 자청, 288만원을 모았고 부녀회에서는 쌀과 취사도구, 의류, 이불 등을 마련해 주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웃 마을에서도 너도 나도 돕기에 나서 지금까지 850만원이 모아졌으며주택건립에 자갈.모래 등에서부터 쌀과 부식, 소주까지 답지.

목수 일을 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의 바쁜 일을 제쳐두고 박씨가 거처할 집을 지어 주는데 여념이없다.

평천2리 마을은 올해 설이 포근한 날씨 만큼이나 훈훈한 정을 함께 나눈 보람으로 가득, 가는 곳마다 웃음꽃을 피웠다.

문경읍사무소 사회담당 박종희(44)씨는 "지난 97년 이맘때 인근 팔영리 유항년(73)씨 가족이 화재로 집을 태웠을 때에도 주민들이 도와 새로 집을 마련해 주었다"며 어려움 속에도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넉넉함이 있는 고을임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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