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야구팬 박찬호경기 못볼듯

'통합 방송법'이 통과되면 박찬호가 출전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중계는 인천지역 외 다른지역에서는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개혁위원회(위원장 강원용)는 지난 11일 발표한 지역민방 정상화 방안을 통해 케이블TV 지역방송국(SO)과 중계유선방송국이 사업구역 외의 지역민방 재송신 금지를 통합방송법에 명시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민방 인천방송(iTV)이 독점 중계하는 박찬호 경기는 iTV가 나오는 인천 시내,부천 등 인접지역 SO와 중계유선만이 방송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대구 6개 SO를 비롯 전국 SO와 중계유선들이 박찬호 경기의 전파를 잡아 자신들의 사업구역에 송출, 전국 시청자들이 박찬호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방송개혁위는 이것이 현행법규 위반이며, 인천방송이 편법으로 '전국방송'을 도모하는 행위라고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은 있다. 방송개혁위는 대구, 부산, 광주 등 다른 지역 민방들과 인천방송이프로그램 교환 차원에서 박찬호 경기를 방송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안은 쉽게실현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

지역민방은 SBS 프로를 대부분 편성하고 있고, 타 지역 민방과의 프로그램 교환은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 iTV가 지난해 몇몇 지역 민방들에게 박찬호 경기 등 자사 프로의 편성을 요청했으나,실현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방송개혁위도 이번에 각 지역민방이 SBS 프로를 50%이상 편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역민방의 박찬호 경기 중계'의 길을 터줄 이 구상이 방송개혁위가 설정한 유예기간으로 통합방송법 시행 1년 뒤에나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구상이 실현되더라도 지역민방이 SBS프로 편성시간대와 박찬호 경기 중계시간대가 겹칠때 SBS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것이 걸림돌.

따라서 통합방송법 통과후 적어도 1년간 지방 야구팬들의 박찬호 경기 TV관전은 사실상 어려울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야 대치정국으로 통합방송법안의 협상은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지만,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스포츠 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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