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DJT연쇄회동에서 내각제 담판이 불발에 그치자 자민련이 연내 내각제 개헌관철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연쇄회동이 있은 이날 자민련 수도권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은 대거 중앙당사로 몰려 연내 개헌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당초 25일 개최하기로 했던 전국지구당위원장 회의를 23일 개최해 내각제 개헌 관철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DJT가 내각제 담판을 유보했다 하더라도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까지 김대통령이 내각제 개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해놓은 자민련으로서는 모종의 액션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또 지난 20일 내각제 홍보를 강조한 김총리의 지시도 한몫을 했다.
이날 지하강당에 집결한 원외위원장들은 '내각제 결사쟁취'라는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내각제 개헌실천투쟁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들은 또 당사앞에 '경제회복 핑계말고 국민약속 실천하라'는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흥분한 일부 참석자들은 내각제와 관련, 이원집정부제, 개헌 유보 등의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박태준총재를 찾아가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총재에 대한 항의부분은 위원장단이 곧바로 "박총재가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한 사실을 모르고 나온 말"이라며 해명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맞춰 자민련의 내각제 사령탑인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도 20여일간의 잠행을 끝내고 이날 오전 총재단회의에 나왔다. 김부총재는 이날 "당내에 산재해 있는 내각제 문건들을 하나로 종합해 내각제에 대한 당의 입장과 반내각제 입장에 대한 대응논리를 담은 내각제 책자를 하루빨리 만들자"며 진두지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자민련측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민회의도 발끈했다. 국민회의는 23일 서울출신의 김영배(金令培)부총재를 내세워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에 맞서기 위해 비호남의원들만의 만찬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국민회의측은 "자민련이 경제사정 등을 감안하지 않고 내각제 개헌을 고집하고 있다"며 의견을 조율해 자민련측을 몰아붙일 계획이다. 김부총재는 최근 청와대에서 김대통령과도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이 모임 개최가 김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양당간의 기세싸움은 일단 모양새는 DJP와 무관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최종 담판을 벼르고 있는 DJP가 기선 제압을 위해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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