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로공사 예산 나눠먹기 해마다 일부 구간 "찔끔"

지방자치단체들이 해마다 수십건의 도로 공사를 시작만 해 놓은 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개통을 눈앞에 두고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년 일부 구간씩 나눠 공사를 벌이는 '찔끔 공사'를 반복,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10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대구시 달서구 도원2동의 경우 96년부터 마을을 세방향으로 통과하는 총 길이 450m, 폭 8m의 소방도로 공사가 시작됐으나 각 방향으로 100여m씩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됐다.

주민들은 "100m 구간만 완공되면 세갈래 길이 서로 연결되지만 지난해 11월 공사가 중단됐다"며 "이미 뚫린 도로도 쓸모가 없을 뿐 아니라 곳곳에 도로공사장이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측은 "당초 올해 공사를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집중에 대한 다른 지역 구의원들의 반발등으로 내년도에나 완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구시 서구 원대동 비원교에서 비산동 소방본부를 잇는 길이 2.5km, 폭 36m의 달서천 복개도로 공사도 지난 88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완공까지 현재 100여m만을 남겨 뒀으나 지난해 80m 구간에 이어 올해도 20m 구간만 예산이 책정돼 내년 이후로 개통이 미뤄졌다.

이에대해 행정전문가들은 "자치단체들이 지방의원이나 주민의 눈을 의식해 예산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나눠먹기식으로 집행하는 탓"이라며 "막대한 공사비는 계속 쏟아붓고도 어느 구간도 제대로 개통을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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