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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내님은 누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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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시즌이 다가오자 웨딩업체가 부산하다. 배필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자나깨나 "내님은 누구실까, 어디 계실까"하는 생각에 몰두한다. 그대 님이 누구일지, 더 더욱 어디 계실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님의 심리적 성숙의 수준은 그대 이하도 그대 이상도 아닐 것이라는 사실이다.

가족치료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죠지타운 대학의 보우엔 교수는 한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오랜 세월동안 가족치료를 하면서, 부부의 심리적 성숙수준, 그의 표현대로라면 자아분화(自我分化)수준이 희한하게도 비슷하더라는 사실이다. 우리말에도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자기 님이 누구실지 어디 계실지 궁금해 하는 것은 나무랄 수 없지만,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좋은 님을 만나기 위한 '준비'라 하겠다. 준비할 것은 무척 많다. 데이트하는 법을 배우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법을 배우고, 비현실적인 기대를 수정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대부분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이다. 이제 와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세상살이에 필요한 것들은 도무지 가르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 연예계 소식을 보면 살이 통통한 여자도 인기를 모으는 모양이다. 모델, 영화, 광고계에 글래머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는 희소식이 들린다. 다이어트하느라 고생하는 여성들을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어쨌든 몸매 가꾸는데 바친 관심과 노력의 십분의 일이라도 마음 가꾸기에 바치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효가대 교수·종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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